위기와 기회 교차하는 게임주, 급락했다 급등하는 펄어비스, 고환율 수혜 기대감
국내 게임주들은 이스라엘·이란 분쟁과 유가 급등 등 거시경제 불안까지 겹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업종 전반에 쌓인 높은 공매도 물량은 부담 요소로 꼽히지만, 매크로 악재에 비교적 둔감한 데다 고환율이 국내 게임 업체들의 수출 채산성을 높이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펄어비스가 20일 출시한 게임 '붉은사막'의 게임 모습. /펄어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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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어비스, ‘출시일 하락 징크스’ 못 피했다
24일 코스닥시장에서 펄어비스 주가는 전날(4만1750원)보다 2.5% 하락한 4만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펄어비스는 지난 19일 전날 하한가로 30% 가까이 폭락한 데 이어, ‘붉은사막’ 정식 출시일인 20일도 9.8% 급락했고, 지난 23일 0.6% 살짝 반등하는가 싶었는데, 다시 떨어졌다.
그런데 25일 개장 초반 펄어비스가 ‘붉은사막’의 전 세계 판매량이 300만장을 기록했다고 밝히자, 19% 가량 급등한 4만8300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당초 펄어비스를 놓고는 일찌감치 증권가에서는 불안감이 섞여 있었다. ‘붉은사막’의 개발 기간이 길어지고 수차례 출시가 연기되면서 시장의 피로도와 불확실성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초대형작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은 인정하나, 수차례 출시가 지연되며 실적 예측 가능성이 하락했다”며 일찌감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한 바 있다. NH투자증권 등 다른 증권사들 역시 “지연 빈도가 지나치게 잦아 신뢰성이 크게 저하됐다”고 지적해 왔다. 7년을 기다려온 시장의 기대치가 높아진 탓에, 정식 출시라는 이벤트 자체가 오히려 주가 하락을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를 대작 게임 출시 전후로 나타나는 전형적인 패턴이라는 분석도 있다. 삼성증권 오동환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붉은사막의 판매 순위는 양호한 수준이지만, 시장의 눈높이가 너무 높았던 데다 보통 대작이 출시되면 흥행 성과와 무관하게 주가가 빠지는 경향이 있다”며 “펄어비스의 경우 차기작이 2년 뒤에나 예정되어 있어 당장의 강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펄어비스는 붉은사막 출시 일주일 여가 지나서야 수혜를 입었다.
펄어비스 발(發) 충격에 휩쓸려 파란불을 켰던 주요 게임주들은 대체로 혼조세다. 대장주 크래프톤은 24일 종가(23만6500원)가 지난 18일(23만5000원)과 큰 차이는 없지만, 엔씨소프트는 같은 기간 23만원에서 21만7500원으로 떨어졌다. 넷마블 역시 그 기간 동안 4% 가량 하락했다.
◇공매도 타깃 된 게임주… 고환율·매크로 방어력은 ‘긍정적’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을 틈타 게임주 전반에 공매도가 집중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당장 뚜렷한 실적 개선세가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마저 꺾이자 공매도 세력의 먹잇감이 된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웹젠은 20일 공매도 비중(거래 대금 기준)이 30%에 달했고, 카카오게임즈 역시 지난 10일 하루 33%라는 높은 공매도 비율을 기록하며 주가 하락을 겪었다. 이 밖에 20일 기준 코스닥 상장사인 위메이드(23.2%), 컴투스(20.4%), 시프트업(17.8%) 등도 공매도 비율이 크게 늘어나며 몸살을 앓고 있다.
반면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당장 거시 지표 악화가 실제 게임 이용자 감소나 실적 타격으로 직결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오동환 위원은 “경기가 나빠지거나 전쟁, 유가 상승이 발생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게임 플레이를 멈추는 것은 아니다”라며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오히려 실적이 안정적인 게임 섹터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K-게임의 절대적인 해외 수출 비중을 고려할 때 최근의 ‘고환율’ 기조는 강력한 호재로 꼽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게임 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 산업의 2024년 연간 수출액은 약 88억 1200만달러(약 12조원)에 달한다. 대형 게임사들의 경우 해외 매출 비중이 50~60%를 훌쩍 넘는 전형적인 수출 기업이어서, 해외에서 달러로 벌어들인 매출을 원화로 환산할 때 영업이익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환차익 효과를 온전히 누릴 수 있게 된다.
[곽창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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