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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대위로 전역한 30대 한국계 남성이 한국군에 재입대해 어린 전우들과 훈련소 생활을 한 사연이 알려져 온라인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4일 국방일보 홈페이지 ‘훈련병의 편지’에는 ‘4대째 이어지는 충성’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연의 주인공은 육군훈련소 28교육연대 이재원 훈련병이다.
이 훈련병은 14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육군 예비역 대령인 할아버지, 중위로 복무한 아버지의 뒤를 이어 군인의 길을 걸었다. 성조기를 가슴에 달고 미군 중대장으로서 부대원을 이끌었다.
그는 “제 뿌리의 시작은 그보다 더 깊은 곳에 있었다. 바로 일제강점기 조국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셨던 독립유공자 증조할아버지의 후손이라는 사실”이라며 “가문의 헌신이 시작된 대한민국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미군 대위 시절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복무했다. 당시 운명처럼 만난 영국인 아내는 이 훈련병보다 더 한국 정서와 문화를 사랑했다고 한다. 그는 “미 연방정부 공무원의 안정적인 삶을 뒤로하고 서른일곱이란 나이에 입대를 결정했을 때 주변의 만류도 많았다”며 “아내의 지지는 23년 만에 조국으로 돌아와 국적을 회복하고 병역의 의무를 결심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했다.
그는 전역 군인으로서 현역 복무를 희망해 병무청을 상대로 약식 재판까지 했지만 제도의 벽에 부딪혀 보충역으로 복무하게 됐다. 그는 “실망하진 않았다. 증조할아버지부터 이어져 온 4대째의 충성은 계급이나 복무 형태에 좌우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재 이 훈련병은 훈련소에서 어린 전우들과 땀 흘리며 대한민국 사회복무요원이 되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다며 “화려하고 깨끗한 장교 정복 대신 땀과 먼지가 묻은 훈련복을 입고 있지만, 마음가짐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결연하다”고 했다.
이어 “이름 모를 산야에서 독립을 외쳤던 증조할아버지, 평생을 군에 몸담으신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후손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미 연방정부에서 배운 ‘국가의 책임’이란 가치를 이제 대한민국에서 실천하겠다”며 “서른일곱의 사회복무요원, 누군가에게는 늦깎이로 보일 수도 있으나 이제야 비로소 가문의 전통을 잇고 진정한 내 집으로 돌아와 바치는 첫 번째 거수경례”라고 했다. 그러면서 “작은 헌신이 대한민국을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되길 소망하며 맡겨진 소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 사연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뒤늦게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이 훈련병이 국적 회복을 위해 병역 의무를 이행했을 것이라 추측하면서도 “대단하다”며 그의 신념에 감탄하는 반응을 보였다.
[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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