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CI [사진: 카카오게임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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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LY주식회사(라인야후)가 카카오게임즈를 품는다. 표면은 '글로벌 시장 공략'이지만 거래의 속을 들여다보면 각 주체가 안고 있던 문제를 털어내는 구조에 가깝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Y주식회사가 설립한 투자목적법인 'LAAA(엘트리플에이) 인베스트먼트'가 카카오게임즈 최대주주 자리를 가져가는 내용의 거래가 이날 공시됐다.
거래 규모는 약 3000억원, 완료 목표 시점은 5월이다. 라인게임즈 관련 재무 부담과 카카오의 계열 재편, 라이온하트스튜디오 기업공개(IPO) 변수까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LAAA 인베스트먼트는 카카오로부터 카카오게임즈 구주 일부를 인수하는 동시에 카카오게임즈가 발행하는 신주와 전환사채도 함께 취득한다. 신주 발행 규모는 보통주 1745만8354주로, 1주당 발행가액 1만3747원 기준 약 2400억원 규모다. 전환사채는 600억원이며 2027년 5월부터 전환권 행사가 가능하다. 납입 예정일은 5월 29일, 신주의 코스닥 상장 예정일은 6월 12일이다. 거래가 완료되면 LAAA 인베스트먼트가 최대주주가 되고, 카카오는 2대 주주로 내려앉는다.
◆왜 라인이, 왜 지금인가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 배경 중 하나로 라인야후 산하 게임사 라인게임즈의 재무 상황을 주목한다.
라인게임즈는 2017년 6월 라인(LINE Corporation)이 100% 출자해 설립했다. 이듬해 모바일 게임 '드래곤플라이트'를 개발한 넥스트플로어를 인수·합병하며 외형을 키웠다. 2018년에는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SPC를 통해 약 1250억원을 투자했고, 2021년에는 텐센트를 포함한 투자자들이 RCPS(상환전환우선주) 방식으로 총 1148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이 가운데 텐센트 참여 규모는 약 500억원으로 전해진다. 2021년 프리IPO 투자로 발행된 RCPS에는 '5년 내 IPO 미성사 시 발행가액에 연 4% 단리 상환'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기대했던 흥행작은 나오지 않았다. 2024년 라인게임즈의 매출은 약 435억원, 영업손실은 161억원이었다.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면서 계열사 라인플러스로부터 단기 차입을 반복해 운영자금을 충당해왔다.
재무 압박은 공시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라인게임즈는 올해 2월 13일 약 409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조달 목적은 운영자금이었다. 한달 뒤인 3월 13일에는 이사회를 열어 2022년 발행한 320억원 규모 전환사채(CB)의 만기를 1년 연장했다. 원래 만기는 3월 16일이었다. 연장 기간 적용 이자율은 연 8%로, 기존보다 높아졌다. 유상증자 납입일(3월 18일)과 CB 만기 연장 공시(3월 16일)가 겹치는 시점에, 불과 며칠 뒤인 3월 25일 카카오게임즈 인수 거래가 발표됐다.
자본잠식 상태에서 IPO 요건 충족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투자업계에서는 라인야후를 둘러싼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라인게임즈 기업가치 평가에 부담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번 거래의 공식 주체는 LY주식회사가 출자한 투자목적법인 LAAA 인베스트먼트다. 라인게임즈와 카카오게임즈의 합병 여부는 현재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 다만 투자업계에서는 이번 거래가 라인게임즈를 둘러싼 FI 회수 부담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자체 IPO가 막힌 상황에서 상장사를 활용한 FI 회수 경로가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시장에서는 LAAA 인베스트먼트의 자금 조달 방법이 공시상 '인수금융 및 사원의 출자'로 명시된 점도 이번 거래를 단순 재무투자 이상으로 해석하는 근거 중 하나로 본다.
LY주식회사 입장에서도 이번 거래는 플랫폼 내 콘텐츠 자산을 보강하려는 필요성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라인야후를 둘러싼 경영 환경 변화 이후 네이버와의 기술 협력이 축소되고 지배구조 재편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LY가 게임·콘텐츠 분야의 독자 자산을 확충하려는 유인이 커졌다는 시각이다.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등 개발 자산과 LY의 일본 플랫폼 접점이 결합될 경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도, 카카오게임즈도 이유가 있다
이 거래가 성사될 수 있었던 것은 카카오 측 사정도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최근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는 '선택과 집중'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매각 역시 이 흐름 속에서 수차례 거론됐으나 잠재 인수자들과의 협상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번 거래에서 카카오는 완전 매각 대신 구주 일부를 팔아 유동성을 확보하고, 대금 일부를 재투자해 2대 주주로 남는 방식을 택했다. 의사결정 부담은 넘기되 향후 가치 상승의 과실은 일부 누리는 구조다.
카카오는 이번 결정에 대해 "인공지능(AI)과 카카오톡 중심의 기술·플랫폼에 집중하고, 카카오게임즈는 게임 본질에 집중하며 각자의 전문성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라며 "글로벌 인프라를 보유한 라인야후와 협력하는 것이 카카오게임즈의 장기적인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카카오게임즈 입장에서는 실탄 확보가 급했다. 2025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 3661억원, 영업손실 265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번 거래로 확보하는 약 3000억원은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집행할 계획이며, 공시에는 '대형 신작 IP 확보와 글로벌 시장 확장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명시됐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안에 '오딘Q', '아키에이지 크로니클' 등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라이온하트 IPO, 구조적 변수
이번 거래에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구조적으로 중요한 변수가 하나 더 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IPO 문제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 개발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카카오게임즈가 약 55%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라이온하트는 2022년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다가 시장 환경 악화와 카카오게임즈 주주들의 반발로 절차를 중단했다. 카카오 계열의 '쪼개기 상장' 논란이 핵심이었다. 이후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카카오 계열 내 비상장 자회사 IPO에 대한 부담은 한층 커졌다.
카카오게임즈는 라이온하트 인수 당시 창업자 김재영 의장 등 주주들과 IPO 추진을 전제로 한 주주간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는 카카오게임즈가 IPO에 부동의해 상장이 무산될 경우 이해관계인들이 보유 지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카카오게임즈에 매수 청구할 수 있는 풋옵션 조항이 포함돼 있다. 행사 조건과 범위에 따라 수천억원에서 최대 1조원 이상의 지급 부담이 발생하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최대주주가 LY주식회사 계열로 바뀔 경우 카카오 계열 쪼개기 상장이라는 문제 제기의 강도가 약해져 라이온하트 IPO 논의 환경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라이온하트의 IPO가 실현될 경우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라이온하트 지분 가치도 재평가받을 수 있다.
◆각자의 문제를 맞교환한 딜
결국 이번 거래는 성장을 향한 공격적 투자이기보다 각 주체가 안고 있던 문제를 맞교환한 거래에 가깝다.
시장에서는 LY주식회사가 이번 거래를 통해 라인게임즈를 둘러싼 FI 회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카카오는 게임 계열의 의사결정 부담을 넘기고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2대 주주로 남는다. 카카오게임즈는 3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고, 시장에서는 최대주주 교체가 라이온하트 IPO 논의 환경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이번 전략적 투자 유치와 지분구조 재편은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카카오와 LY주식회사를 비롯한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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