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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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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F-21 보라매, 노후 전투기 대체하며 자주국방 실현 신호탄 쏘다[기고/강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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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강은호 전북대 교수, 前 방위사업청 11대 청장


    오늘 경남 사천에서 대한민국 항공우주 역사의 새로운 장이 펼쳐졌다. 우리 기술로 독자 설계·제작한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양산 1호기가 마침내 드러난 것이다. 2000년 11월 KT-1 훈련기 ‘웅비호’ 출하식 및 2001년 3월 공군사관학교 졸업식 등에서 최신 국산 전투기를 개발하겠다는 故 김대중 대통령의 선언이 나온 지 26년 만에 이루어낸 값진 결실이다.

    KF-21 보라매 양산 1호기 출고 소식을 들으며, 필자의 머릿속에는 2021년 4월 9일 시제기 출고식 순간이 떠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KF-21 보라매’라는 이름을 선포하던 그 순간, 가슴 깊은 감격과 환희를 느꼈다. 동시에 ‘시제기는 시작일 뿐이고 양산까지는 수천 회의 비행시험을 통해 성능과 기술적 안정성을 입증해야 하는데 기간 내에 과연 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짓누르기 시작했다. 이번 양산 1호기는 그 걱정이 한낱 기우였음을 깨우쳐주고 있다.

    KF-21 개발 역사를 돌이켜보면 불가능에 도전해 온 시간이었다. 초음속 전투기 독자 개발에 대한 회의론, AESA 레이더 등 핵심 기술 이전 거부라는 거대한 장벽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 개발진은 그 한계를 피하지 않고 오히려 기술 자립의 계기로 삼아 설계, 체계통합, 시험까지 스스로 수행하는 역량을 증명했다. 2015년 체계 개발 착수 이후, 2021년 시제기 출고, 2022년 초도 비행 성공, 그리고 2023년 초음속 돌파까지 매 순간 기적 같은 성취를 이뤄내며 세계 전투기 개발 역사에서 유일무이한 성공적 궤적을 보여줬다.

    이번 양산 1호기 출고로, 이제부터는 KF-21이 F-4와 F-5 등 노후 전투기를 대체하고 공군의 주력 전투기로서 영공을 수호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이는 자주국방이 선언이 아니라 실질적 능력임을 보여주는 증거다. 산업적 의미도 매우 크다. KF-21은 수백 개 기업과 수만 개 부품이 결합된 첨단기술 산업 생태계의 집약체다. 양산 단계 진입은 이 생태계가 연구개발을 넘어 생산, 유지·보수, 수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로 전환됐음을 의미한다.

    특히 KF-21은 글로벌 시장에서 가성비와 확장성 측면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F-35 같은 5세대 스텔스보다 유지비가 저렴하면서도 최신 항공전자 장비를 갖추고 있어 효율적인 전력 운영을 추구하는 국가들에 최적의 대안으로 꼽힌다. 또한 향후 스텔스 성능을 강화한 전투기로의 단계적 진화 가능성은 KF-21을 단순한 전투기가 아닌 미래 공중전의 게임체인저의 역할을 맡기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경쟁력은 이미 국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16대 첫 수출 협의도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세계 각국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 출고된 양산 1호기는 대한민국이 더 이상 선진국의 기술에 의존하며 뒤쫓는 추격자의 위치가 아니라, 첨단 항공 산업을 이끄는 선도 국가로 나아갈 수 있음을 선포하는 신호탄이다. 이제 KF-21은 우리 영공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하늘을 누비며 K-방산의 위상을 드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26년 전의 무모해 보였던 꿈이 오늘의 KF-21 보라매라는 찬란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앞으로 보라매는 대한민국 자주국방과 항공 강국으로 가는 가장 확실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K-방산 G4 진입의 중심에는 KF-21 보라매의 비상이 있을 것이다.

    강은호 전북대 교수, 前 방위사업청 11대 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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