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내부행사 이어 외부 공식석상서 北국호 첫 지칭
“남북관계든 한조관계든 공동이익 창출…평화공존 목표”
정동영 통일부 장관. 2026.03.19.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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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5일 “지금 이 순간 남측에도, 북측에도, 대한민국에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도 과거가 아닌 미래를 향한 책임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며 “용기 있는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 당국자가 공식 외부행사에서 북한의 공식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정 장관은 이날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통일부·통일연구원이 ‘적대의 종식과 평화공존을 위한 한반도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공동 주최한 학술회의 개회식에서 “남북 관계이든 한국 조선 관계, 한조 관계이든 서로에게 이익이 되고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새로운 관계 설정을 통해 남과 북이 함께 공동 이익을 창출해 나가길 강력히 희망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장관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서 벗어나 ‘평화적 두 국가론’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올해 1월 통일부 내부행사에서도 “이재명 정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체제를 존중하며 북측이 말하는 ‘도이췰란트(독일)식 체제 통일’을 배제한다”고 밝혔다. 북한을 ‘특수 관계’ 대신 주권 국가로 인정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려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정 장관은 “정부의 평화공존 정책은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며 “북한이 폄하한 서투른 기만극이나 졸작이 아님을 일관되게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제9차 당대회에서 “한국의 현 집권 정권이 겉으로 표방하는 유화적인 태도는 서투른 기만극이고 졸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 장관은 “평화는 통일을 위한 수단 정도로 존재해 왔다”며 “(그러나) 평화는 무엇을 위한 수단이 아니다. 평화적 공존 그 자체가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궁극적 목표로서 통일보다 평화공존 그 자체를 정책의 중심에 두고 한반도 정책의 패러다임을 재설계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는 통일 포기가 아니라 평화의 제도화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북미 대화를 위한 ‘페이스메이커’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도 재차 언급했다. 정 장관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의 면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대화에 대한 높은 관심과 의지가 재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페이스메이커 역할과 함께 한반도 문제 당사자의 역할을 (하며) 대화를 통해 북미 적대관계 종식의 서막이 열리길 희망한다”면서 “북측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길 기대한다”고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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