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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사설] 불거진 상임위원장 독식론, 협치는 거여가 주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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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충북 충주시 유네스코국제무예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민생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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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민주당이 국회 후반기 상임위 운영을 100% 맡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정무위원회 법안 통과율 17.6%’를 비롯해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원회 활동이 저조해 국민 피해가 심각하다는 점을 명분으로 앞세웠다. 물론 상임위원장이 제때 회의를 열지 않거나 필리버스터로 국회 운영을 지연시키는 국민의힘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야당의 비협조를 이유로 17개 상임위원장직을 독식하겠다는 것은 집권여당이 협치의 문을 걸어잠그겠다는 엄포나 다름없다.

    정 대표의 ‘상임위원장 독식론’은 지난 17일 “국회 입법 속도가 너무 느려 민생현안 대응이 어렵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답답함을 토로한 직후에 나왔다. 상법·자본시장법 개정안 지연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에 정 대표가 상임위원장 싹쓸이론을 꺼내 들었고, 한병도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소속 위원장의 사회권과 안건 상정권을 제한하는 국회법 개정까지 시사했다. 이에 더해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들도 ‘일하는 국회’를 앞세워 독식론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입법 속도전은 민생을 위한 효율적인 국회 운영을 독려하는 취지이지, 거대 여당이 매사를 독주하라는 뜻일 리는 만무하다. 상임위 싹쓸이는 극한 대결의 악순환을 초래해 정치를 실종시키고, 여야가 머리를 맞댈 국가적 의제를 질곡에 빠뜨릴 수 있다.

    정 대표가 “한 석이라도 많은 당이 독식하자”며 내세운 ‘미국식 모델’은 한국의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 양원제와 소수당의 강력한 견제장치가 공존하는 미국 시스템을 다수당 중심 단원제 기반의 한국 국회에 무비판적으로 대입하는 건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민주당은 2020년 21대 전반기 국회 때 18개 상임위를 독식하고, 임대차 3법 등 민생입법을 독주했다가 그 부작용으로 선거에서 졌던 후과를 돌아봐야 한다.

    여당이 강조하는 책임 정치는 야당을 포용·존중하고, 국민과 소통하며, 합리적 절차에 따라 정책·입법으로 구현해나가야 한다. 국민의힘도 시급한 국정과제까지 발목잡기로 일관하는 구태·태업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민심의 혹독한 심판을 피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통상·안보·에너지 위기가 중첩된 지금은 민생과 국익을 우선하고, 협치·대화·타협의 정신을 살려가는 여야의 환골탈태가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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