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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9 (일)

    ‘중동 의존도 83%’ 나프타 공급 차질…중소기업들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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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유화학 핵심 원료 ‘나프타’ 못 구한 업체들, 생산 중단 위기 몰려

    불가피한 수출 단가 인상에 주문 취소 ‘부메랑’…휴업 들어간 곳도

    경향신문

    공장 멈추지는 않겠지… 26일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에서 대규모 석유화학 플랜트들이 가동되고 있다. 정부는 중동 사태로 수급 차질이 생기고 있는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에 대해 수출 제한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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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기업인 A업체는 최근 식품 포장지(PE) 제조업체로부터 원자재 수급 문제로 다음달부터 제품 공급이 어렵다는 통지를 받았다. 현재 포장지 재고가 많지 않아 공급 차질이 계속될 경우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B업체는 중동전쟁으로 해운 운임과 원재료비, 가공비가 오르면서 수출단가를 인상했다가 올해 모든 주문이 취소됐다. 운영자금도 부족해 현재는 일시 휴업 중이다.

    C업체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수출이 3주 이상 지연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정박해 있는 수출 물량을 국내로 다시 들여오려면 추가 운송비를 물어야 한다.

    중동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내 중소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악화하고 있다. 원부자재 수급 불안과 수출 차질 등에 대비한 정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26일 발표한 ‘중동전쟁이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중소기업의 중동에서 수입 비중은 0.7%로 낮았지만 나프타와 알루미늄 제품 등 일부 품목에서 중동 의존도가 상당히 높았다.

    나프타는 플라스틱·합성섬유·합성고무 등 석유화학 산업 전반의 핵심 원료로 활용돼 ‘산업의 쌀’로 불릴 정도다.

    중소기업이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카타르 등 중동에서 수입하는 나프타 물량은 2024년 기준 전체의 82.8%나 차지했다. 나프타를 수입하는 전체 기업의 중동 비중(약 60%)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중동 지역 정세 불안 등으로 수급이 불안정하면 중소기업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소기업은 알루미늄 웨이스트·스크랩 11.2%와 비합금 알루미늄괴 8.8%도 중동 지역에서 수입했다.

    수출 측면에서도 중동전쟁이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중소기업의 대중동 수출 비중은 5.4%로 전체 기업의 대중동 수출 비중(2.9%)보다 약 2배 높았다. 이번 중동전쟁으로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중소기업은 1만3859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수출 중소기업의 14.2%에 해당한다. 주요 수출품목은 화장품과 중고차, 자동차부품 등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25일 낮 12시 기준으로 접수한 중동전쟁 관련 중소기업 피해·애로(우려 포함)는 총 379건으로, 지난주 대비 117건 늘었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 운송료·보험료 인상 등으로 인한 경영비용 부담도 늘고 있다. 특히 내수 부진과 소비 위축이 이어지면서 중소기업은 원가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기 어려워 수익성이 나빠질 가능성도 높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중견기업에 비해 자금조달 여건, 내부 유보자금, 대체 공급망 확보 능력 등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보고서는 중동전쟁이 이란과 미국·이스라엘 간 저강도·고강도 분쟁 형태로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를 전제로 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민이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동 수입 비중이 높은 주요 품목은 전략비축 지원, 우선 공급 협력체계 구축, 보완적 공급처 확보 등을 검토할 수 있다”며 “수출 측면에서는 ‘글로벌 사우스’(신흥국·개발도상국) 등 신규 시장 진출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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