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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10대 50명 익사 하루만에 또 난민선서 180명 ‘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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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예멘 향하던 중 브로커가 경찰 피하려 인면수심 범행

소말리아·에티오피아서 걸프국 가려다 잇단 참사



한겨레

한 국제이주기구 활동가가 9일(현지시각) 예멘 샤브와 해변에서 물에 빠져 숨진 소말리아 희생자 주검을 수습하고 있다. 국제이주기구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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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으로 향하던 아프리카 출신 10대 난민들 가운데 최소 50명이 아덴만에서 물에 빠져 숨진 사실이 알려진 지 하루 만에 비슷한 사건이 또 확인됐다. 난민 밀입국업자가 해양 경찰의 단속을 피하려고 난민들을 수장시킨 인면수심 참사였다.

국제이주기구(IOM)는 지난 8일(현지시각) 예멘으로 향하던 또다른 난민 보트에서 브로커가 난민 180여명을 등 떠밀어 예멘 해역에 빠뜨렸다고 10일 전했다. 현재까지 5명의 주검이 발견됐고, 50여명도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숨진 이들의 국적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대부분 소말리아와 에티오피아 출신으로 추정된다.

이에 앞서 국제이주기구는 9일 소말리아에서 예멘으로 향하던 밀입국선에 탄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출신 난민들 중 최소 50명이 익사했다고 발표했다. 돈을 받고 밀입국을 주선했던 업자들은 단속선을 만나자 강제로 이들을 물속에 밀어버렸다. 당시 배에는 난민 120여명이 타고 있었다.

로랑 드부크 국제이주기구 예멘지부 대표는 “업자들은 다른 난민들을 밀입국시키기 위해 소말리아 방향으로 돌아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제이주기구 직원들은 순찰을 돌다 예멘 샤브와 해변 인근에서 생존자 27명을 구조해 식량과 의료 시설을 긴급 지원했다. 생존자 10여명은 예멘 당국의 단속에 걸릴 것을 우려해 이미 자리를 떠난 상태였다. 생존자들이 임시로 매장한 희생자 시신 29구도 인근에서 발견됐다. 22명은 아직 실종 상태지만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

아덴만은 예멘과 소말리아 사이에 있는 좁은 해협이다. 홍해와 함께 아프리카대륙에서 중동으로 이동하는 주된 통로로 꼽힌다.

현재 예멘은 내전과 기근으로 고통받고 있다. 특히 인도양은 바람이 많이 불어 항해하기 위험한 상태다. 아프리카 청년들은 꿈에 그리던 부유한 걸프국들로 넘어가기 위해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 이번 사건 희생자의 평균 나이는 16살에 불과하다. 드부크는 “더 나은 미래를 원하는 젊은이들이 헛된 희망을 믿고 밀수꾼에게 돈을 내는 안타까운 일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충격적이고 비인간적”이라고 우려했다.

지형을 본떠 ‘아프리카의 뿔’로 일컫는 소말리아와 에티오피아 등지에선 올해에만 약 5만5천여명이 고향을 떠나 예멘 땅을 밟았다. 이 가운데 3만명은 18살 아래 미성년자이고, 3분의 1은 여성이라고 국제이주기구는 밝혔다.

전정윤 김민아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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