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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이야기하고 빈곤국 여성 자립도 돕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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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희 록시땅코리아 마케팅팀 부장

조선일보

‘인간과 환경의 공존’은 안 부장이 말하는 록시땅 설립 철학의 핵심이다. / 이경호 C영상미디어 기자


개발도상국 여성들의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적 자립을 후원한다. 브랜드가 태어난 고향땅의 자연환경 보존에 힘쓰고, 실명 예방과 시각장애인 지원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인다. 화장품 브랜드에서 왜? 지난 11일, 질문을 들고 록시땅 압구정 부티크를 찾았다. 안주희 록시땅코리아 마케팅팀 부장이 건넨 명함엔 점자가 빼곡했다.

◇화장품, 자연과 인간의 공생을 모색하다

"환경을 보호하려는 어떤 활동 이전에, 록시땅의 제품이 생산되는 자연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이 앞섰죠. 프로방스(Provence, 프랑스 남동부의 옛 지명)의 전통적인 농업 기술 부흥에 기여하고 사라져 가는 농가를 돕는 것,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보존하는 것 모두가 록시땅의 설립 목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연과 환경에 대한 존중'은 1976년 프로방스에서 탄생한 록시땅의 핵심 설립 철학이다. 제품의 주원료가 되는 식물은 대부분 프로방스에서 재배되는데, 일련의 재배 과정에 화학적 개입은 최대한 배제된다. 전 제품에 최상급 천연 원료를 사용하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것, 포장 용기를 최소화하고 친환경 인쇄용지를 사용하는 것 모두가 이러한 설립 철학에 기반한 활동이다. 자연환경에 대한 존중은 인간을 포함하는 공생의 모색으로 이어졌다. 안 부장이 소개한 록시땅 설립자 올리비에 보송(Oliver Baussan)의 철학이자 브랜드의 신념은 '인간과 환경의 공존을 이야기하는 회사'다. 이를 지켜가기 위해 록시땅은 수익과는 무관한 활동을 이어간다. "록시땅에는 수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개념이 없어요. 수익과 무관하게, 그건 그냥 계속 이어가는 거죠. 프로방스의 전통과 지역 경제를 위해 들이는 비용은 사실 회사엔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의 신념, 그 윤리적 가치는 지켜갈 수 있죠. 일례로 록시땅은 판매가 저조한 제품 라인도 없애지 않습니다. 일정량 원료를 구입해 수입을 보장키로 한 농가와의 약속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한 일이란 거죠."

◇시각장애인 지원하고 제품에 점자 표기

개발도상국 여성을 위한 경제적 지원도 눈에 띄는 활동이다. 록시땅의 대표 성분 중 유일하게 프로방스 지역에서 생산되지 않는 것 하나가 바로 시어버터다. 록시땅이 사용하는 시어버터는 모두 아프리카의 빈곤국인 부르키나파소 여성들의 손에서 재배된다. 30년째 공정거래협약을 맺고 원료를 구입하는 것과 함께 문자교육센터와 간호학교의 설립 등 폭넓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생산 비용은 물론이고 여성들이 삶을 영위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까지 모두 지불합니다. 처음엔 10여 명에 불과했던 여성 인력이 지금은 1만7000명 이상으로 늘어났어요."

시각장애인에 대한 지원은 록시땅의 사회공헌활동을 이루는 또 하나의 큰 축이다. 10여 년 전, 시각장애 어린이들이 록시땅 제품의 향기를 맡고 관심을 보인 것을 본 올리비에 보송은 시각장애인이 더욱 충분히 제품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이는 업계 최초로 제품마다 점자 표기를 넣고, 시각장애인에 대한 폭넓은 지원 활동을 펼치는 계기가 됐다. 록시땅은 개발도상국 시각장애 어린이의 개안 수술을 지원하는 한편 점자 수업, 향수 스쿨 등을 통해 시각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실명을 어쩔 수 없는 일로 여기잖아요. 하지만 실명은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고 시각장애인의 80%는 간단한 조치나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고 해요. 많은 이들이 록시땅의 제품과 활동을 통해 시각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실명 예방의 중요성을 알아갔으면 하는 게 우리의 바람입니다." 록시땅코리아 또한 자체적인 시각장애인 후원 활동을 벌인다. NGO기관 '하트-하트재단'과 손잡고 쓰지 않는 안경테를 기부 받아 개발도상국 어린이의 시력 보정을 위해 전달하는 '아이러브(EYE LOVE) 록시땅' 캠페인을 전국 매장에서 이달 내내 진행한다. 구매 고객 1인당 1000원씩을 적립, 탄자니아 어린이의 실명 예방 활동을 후원하는 캠페인도 벌였다. 파티시에와 협업해 점자 메뉴판을 만들고, 시각장애인 대상 베이킹 클래스를 열 계획도 세웠다. 후각 교육단체와 함께 시각장애인 조향사의 꿈을 응원하고, 맹학교를 후원하는 것도 주요한 활동이다. "'감각을 통해 느끼는 기쁨'은 록시땅이 소중히 여기는 철학 중 하나입니다. 이 기쁨을 누구나 누릴 수 있도록 더 다양하고 창의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펼쳐가고 싶어요."

[이경석 The Boutiqu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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