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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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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면역항암제+항암제 병용, 모든 폐암 환자 치료 표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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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

지난 6일 보령제약과 한국암연구재단이 공동 제정한 보령암학술상 17회 수상자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가 선정됐다. 안 교수는 폐암·두경부암에서 손꼽히는 연구자다. 특히 폐암 치료법 개발을 위한 다양한 임상시험을 주도하고 있다. 세계 최고 권위의 암 학회인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2016·2017년 연속으로 뇌 전이 폐암 치료 성과를 담은 1상 임상연구 결과를 구두 발표해 의학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안 교수에게 폐암 치료의 현주소와 미래에 대해 들었다.

중앙일보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는 뇌 전이 폐암 환자 치료율을 개선한 임상연구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프리랜서 김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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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이번에 수상자로 선정됐는데, 소감은.

A : “개인적으로 상복이 별로 없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보다 훌륭한 연구자가 많다. 수상자로 선정된 건 더 잘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좀 더 열심히 항암 치료 분야에서 새로운 치료법을 만들고 암 환자의 치료와 연구에서 더욱 향상되도록 노력하겠다.”




Q : 폐암은 사망률이 가장 높고 치료가 어려운 암인데, 이유는.

A :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조기 발견이 굉장히 어렵다. 진단 기술이 좋아지고 고위험군에 대한 조기 발견 프로그램이 있지만 여전히 조기 발견은 쉽지 않다. 게다가 조기에 발견돼도 폐에는 혈관이 다른 장기보다 많아 암이 온몸으로 번져 나갈 확률이 높다. 그래서 폐암은 1기라도 환자의 20~30%는 치료 후 재발한다.”




Q : 이번 학술상을 받게 된 연구는 어떤 것이었나.

A : “새로운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억제제(AZD3759)에 대한 연구다. 기존의 표적 치료제와 효과는 거의 비슷하지만 특히 뇌, 뇌수막 전이 환자에게 효과적이라는 내용이다. 일반적으로 약물은 뇌에 있는 혈액뇌장벽(BBB) 때문에 뇌까지 전달되지 못했다. 그래서 뇌 전이는 치료가 어려웠다. 보통 EGFR 변이가 있는 폐암 환자 중 15%에서 처음에 뇌 전이가 발견되고 치료 중 40% 이상의 환자에게서 뇌 전이가 확인된다. 특히 뇌 수막에 전이된 환자는 예후가 굉장히 안 좋다. 근데 치료 예후가 개선된 1상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가 ‘란셋 호흡기의학(The Lancet Respiratory Medicine)’ 학술지에 실렸고, ASCO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굉장히 의미 있는 연구결과다.”




Q : 2상 임상연구 계획은.

A : “오는 6~7월 시작될 것 같다. 가장 예후가 안 좋은 뇌 수막 전이가 있는 폐암 환자가 대상이다. 임상시험 책임연구자로서 참여한다.”




Q : 최근 표적항암제·면역항암제 등 새로운 약들이 나오면서 폐암 치료에 큰 변화가 생겼다.

A : “몇 년 새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다. 80~90년대엔 주로 화학항암제를 썼다. 2000년대 초반부터 표적항암제가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 3세대 표적항암제까지 나왔지만 여전히 60% 이상의 폐암 환자는 타깃(표적)이 없다. 있다고 해도 약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거다. 이런 상황에서 면역항암제가 나오면서 새로운 장이 열렸다. 아이러니하게도 표적항암제가 듣는 환자는 면역항암제가 잘 안 듣고 타깃이 없는 환자는 면역항암제가 잘 듣는다. 근데 문제는 면역항암제도 환자 10명 중 2명 정도만 잘 듣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많은 연구가 면역항암제와 항암제를 병용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Q : 병용요법의 가장 큰 장점은.

A : “이미 무작위 2상 임상을 통해 면역항암제(펨브롤리주맙)와 알림타-시스플라틴을 병용했을 때 생존율이나 무진행 생존 기간이 길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한 3상 임상 결과가 4월 둘째 주에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발표된다. 긍정적인 데이터로 알고 있다. 이 연구결과가 나오면 폐암 치료의 표준이 바뀔 거다. 이 병용요법은 PD-L1(암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로, 이 단백질의 발현율은 면역항암제 효과를 가늠하는 척도다) 발현율과 상관없이 효과적이기 때문에 모든 폐암 환자 치료의 표준이 될 것으로 본다.”




Q : 앞으로 폐암 치료 방향을 전망한다면.

A : “3세대 표적항암제인 ‘오시머티닙’도 결국 1차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타깃이 있어서 표적항암제 효과가 확실한 환자는 표적항암제를 쓰고 그렇지 않은 환자는 면역항암제 병용 치료를 하게 될 것으로 본다.”




Q : 사실 아무리 좋은 치료법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으면 그림의 떡인데.

A : “물론이다. 병용요법은 2~3가지 약을 쓸 경우 약값만 한 달에 2000만~300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건강보험 혜택을 암 환자에게만 집중할 순 없을 것이다. 결국 정부·환자·의사·제약사·국민 등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져야만 하는 문제다. 국민 보건 향상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투명하게 논의돼야 한다.”




Q : 환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A : “10년 전만 해도 폐암 치료제는 1~2개밖에 없었다. 치료가 굉장히 어려운 질환이었다. 하지만 표적항암제·면역항암제가 나오면서 4기 환자의 생존율도 늘었다. 옛날에 꿈으로만 여겼던 ‘암도 만성질환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일부 환자에서 실제 이뤄지고 있다. 내 환자 중에서도 10년 이상 생존하는 폐암 환자가 많다. 치료를 포기하는 건 옛날 얘기다. 치료 가능성이 큰 만큼 절망하지 않길 바란다. 또 우리나라는 임상연구 수준이 높은 편이다. 초기 임상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도움을 받았으면 한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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