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문재인의 최측근으로
보수쪽 거센 공격 시달려와
출구조사선 김태호 앞질렀으나
뚜껑 열리자 접전끝 승기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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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널리 알려진 김경수(50)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가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와 피 말리는 접전 끝에 당선됐다. 김경수 후보의 당선까지 결과를 예측할 13일 밤늦게까지 피 말리는 접전을 벌였다. 이날 김경수 후보가 52.8%를 얻어 43%를 득표한 김태호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기까지 경남지사 개표는 반전이 거듭됐다.
애초 투표 종료 시점에선 김경수 후보가 수월하게 이길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저녁 6시 투표 종료와 동시에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선, 김경수 후보는 예상 득표율 56.8%로 40.1% 득표가 예상된 김태호 후보를 16%포인트 이상 앞설 것으로 예상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김경수 후보의 낙승이 예상됐다.
그러나 개표 시작과 함께 김태호 후보가 김경수 후보를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보수 성향이 강한 서부경남의 개표율이 다른 지역보다 앞섰기 때문이었다. 개표가 4.5% 진행된 밤 9시께 김경수 후보는 김태호 후보에게 무려 7%포인트가량 뒤졌다. 표 차이는 1만표를 넘어섰다. 출구 조사가 틀린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그러다 21%가량 개표된 이날 밤 11시께부터 두 후보의 득표율이 엎치락뒤치락하며 한 치 앞을 알 수 없게 됐다. 밤 11시15분께부터 진보 성향이 강한 창원 성산구의 표가 본격적으로 득표율에 반영되면서 김경수 후보는 조금씩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29%가량 개표율을 기록한 밤 12시께 김경수 후보는 49%가량 득표율을 기록하며 김태호 후보와의 표 차이를 1만표 이상으로 벌렸다. 이후 김경수 후보는 더욱 속도를 올린 반면, 김태호 후보는 뒷심을 보이지 못했다. 이때부터 김경수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경수 후보는 46%가량 개표가 진행된 14일 새벽 1시께 득표율 50%를 넘기며 당선이 유력해졌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자 |
김경수 후보는 1967년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진주에서 천전초·진주남중·동명고를 졸업했다. 서울대 인류학과에 입학해, 노동운동을 하다 88년, 90년, 92년 등 3차례 구속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는 2002년 대통령선거 때 인연을 맺었고, 대선 이후 청와대에 들어가 국정상황실 행정관, 1부속실 비서관, 연설기획비서관 등을 지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8년 2월25일 퇴임해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로 귀향할 때, 김 후보도 함께 봉하마을로 귀향했다. 그는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식 비서관으로 임명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 됐다.
그는 2012년 국회의원 선거 때 김해을 지역구에 출마했으나 김태호 새누리당 후보에게 졌고, 2014년 경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했으나 홍준표 새누리당 후보에게 졌다. 2016년 김해을 지역구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재도전해 당선됐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도 각별하다. 2012년과 지난해 대통령선거 때는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공보수행팀장을 맡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기획분과위원으로 활동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이미지를 굳혔다.
선거기간 내내 자유한국당과 일부 보수언론은 이른바 ‘드루킹 사건’을 끈질기게 문제 삼으며 김경수 후보를 공격했으나, 표심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시작될 ‘드루킹 특검’의 조사를 받아야 할 가능성도 있지만, 김 후보는 “경남도민이 걱정할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김경수 후보는 ‘드루킹 특검’만 극복한다면, 다음 대권 주자로 주목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경수 후보는 14일 새벽 발표한 당선소감문에서 “‘경제와 민생을 살린다, 경남을 바꾼다’가 경남 도정의 기준이 되고 과제가 될 것이다. 경남 발전에 진보와 보수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도민 모두의 참여와 협조가 절실하다. 시작부터 그 과정과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화보]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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