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탁 연루 변호사 2명도 입건 드루킹, 호송차서 "할말 다 할 것"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던 드루킹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강남의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드루킹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다만 '특검에 가서 말을 다 할 것이냐'라는 질문에만 고개를 끄덕이고 9층에 마련된 조사실로 갔다. 특검팀에 따르면 드루킹은 조사를 받으러 오는 호송차 안에서 호송관에게 "특검에 가서 말을 다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드루킹은 이날 특검팀 수사에 협조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조사는 밤늦게까지 계속됐다.
28일 오후 댓글을 통해 인터넷 여론을 조작한 혐의를 받는‘드루킹’김동원씨가 특검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장련성 객원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검찰은 이날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모(필명 서유기)씨 등 경공모 회원 3명과 드루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수감실을 압수 수색했다. 이날 압수 수색에 대해 특검팀 관계자는 "수감 생활 도중 비망록을 쓸 수도 있기 때문에 증거 확보 차원에서 실시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댓글 조작을 함께 한 이들은 각자 다른 방에 수감되어 있기 때문에 직접 연락을 할 수는 없지만 외부로부터 받은 서신 등에 중요한 단서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날 드루킹의 최측근인 도모 변호사와 윤모 변호사를 형사 입건했다. 특검 수사 이후 첫 입건이다. 두 명은 지난해 4월 드루킹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도왔다. 경찰 수사에서 드러난 바에 따르면 드루킹은 그 대가로 김경수(경남도지사 당선인) 의원에게 도 변호사는 오사카 총영사, 윤 변호사는 청와대 행정관에 가게 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도 변호사는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된 뒤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면담도 했다. 그러나 드루킹의 인사청탁은 결과적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드루킹은 지난달 17일 본지에 보낸 옥중 편지에서 '지난해 12월 28일 김 의원이 전화를 걸어 센다이 총영사 자리를 제안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검팀은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자료에서 이들이 댓글 조작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정황을 확인해 입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들의 주거지와 사무실도 압수 수색했다. 두 사람은 댓글 조작을 벌인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핵심 멤버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들은 경공모 회원들이 댓글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알았고 법률적 조언도 하는 등 업무방해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정환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