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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폭염이 지속되며 온열질환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섰다. 절반 이상은 지난주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23일 질병관리본부 ‘온열질환 감시체계’ 자료를 보면, 집계를 시작한 5월20일부터 7월21일까지 1043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가 늘었다. 사망자는 총 10명으로 지난해 5명의 두 배다. 무더위가 다음달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질환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절반 가량인 556명은 15일부터 21일 사이에 발생했다. 사망자 10명 중 7명도 지난 한 주간 목숨을 잃었다. 환자의 43.5%는 야외작업 장소(292명)와 논·밭(162명)에서 발생했다. 또 길가나 공원 등 야외 활동을 하다가 나타난 사람이 40.3%인 420명였다. 실내라고 안심할 수는 없다. 16.2%인 169명은 실내에 있었지만 온열질환을 겪었다.
사망자 10명 중 5명은 80세 전후의 여성이었으며 집 주변과 밭, 집 안에서 각각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세 미만의 아동 2명은 차 안에서 사망하기도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폭염에 취약한 고령자, 어린이와 야외작업자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온열질환은 고온에 노출돼 발생하는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등의 질환을 의미한다. 초기에는 두통과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다. 화요일인 24일도 찜통더위가 이어져, 낮 최고기온이 32~37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 잡는 더위는 ‘자연 재난’이 되고 있다. 이대로 더워지면 2050년대에는 해마다 폭염으로 165명이 숨질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한국에서 폭염은 대개 7~8월 사이 열흘 정도 발생한다. 연간 폭염 사망자는 20명 정도다. 태풍·홍수·폭설같은 재난의 인명피해가 연평균 42명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이미 코앞의 위협인 셈이다. 31.1일 동안 폭염이 이어진 1994년에는 열사병으로 92명이 숨졌다. 세균성 질환이나 면역력 질환 등으로 예년보다 많이 숨진 ‘초과사망자’는 3384명으로 추정됐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2014년 기상청의 기후변화 시나리오와 통계청의 장래인구 추계자료를 적용해 2050년대의 폭염일수와 인명피해를 추정했다. 온실가스가 지금처럼 계속 증가하면 2050년대 연평균 기온은 현재보다 3.2도 높아지고, 폭염은 3배로 잦아진다. 최고기온 33도 이상인 날이 이어지는 ‘폭염 연속일수’는 연평균 10일로 늘어난다. 2001~2010년의 4일에서 2.5배 길어지는 것이다.
폭염이 고령화와 맞물리면 더 큰 문제가 된다. 206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지금보다 4배가 된다. 고령화 추세와 온실가스 배출 추세가 지금처럼 이어지면 2050년대에는 해마다 무더위에 165명이 목숨을 잃는다. 온실가스를 상당히 감축한다고 가정해도 현재의 5배인 115명이 폭염에 사망한다. 한해 최대 250명이 숨지는 이례적 폭염도 나타날 수 있다. 일본에서는 2010년 1718명이 열사병·일사병으로 사망했는데 79.3%가 노인이었다.
조용성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2015~2060년 사이 폭염으로 더 일찍 숨지는 65세 이상 조기 사망자가 14만3000명에서 많게는 22만2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69조원에서 많게는 106조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박재현 성균관대 의대 교수는 여름 평균기온이 1도 올라갈 때마다 질병치료에 드는 경제적 비용이 7076억원 발생한다고 계산했다.
<박용하·배문규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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