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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反난민’ 바람, 스웨덴도 극우정당 약진…내년 유럽의회 선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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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에서 9일(현지 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중도좌파 성향의 연립여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반면, 극우 정당인 스웨덴민주당이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 불고 있는 반(反)난민 포퓰리즘 열풍이 북유럽으로 급속히 확산되며 정치 지형이 급속도로 변하는 모습이다.

내년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스웨덴을 비롯한 유럽 각국 극우 정당들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네오나치 극우정당, 득표율 역대 최다

9일 공영방송인 SVT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20분 기준(현지 시각) 절반 이상 개표가 이뤄진 가운데 스테판 뢰벤 총리가 이끄는 현 연립여당(사민당·녹색당·좌파당)이 40.6%, 야권 4개 정당 연맹(보수당·자유당·중앙당·기독민주당)이 40.3%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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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총선 캠페인 포스터 /유로뉴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1988년 네오나치 그룹이 설립한 극우정당인 스웨덴민주당의 득표율이 17.7%에 달하는 점이다. 지난 2014년 총선 득표율(12.9%)에서 5%포인트 가까이 높아져 역대 최다 득표가 확실시된다. 연립여당과 연립야당이 박빙의 승부를 벌임에 따라 스웨덴민주당이 단독으로 집권할 수는 없지만 향후 연정 구성 과정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웨덴민주당은 북유럽 국가의 이민자만 수용하고 수용 가능한 망명 신청자의 수를 동결하는 동시에 경찰력을 강화해 난민에 의한 범죄 처벌을 강화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스웨덴은 지난 2015년 16만3000명의 난민을 받아들여 유럽연합(EU) 내에서 인구 대비 가장 많은 수의 난민을 수용한 나라다. 이 때문에 스웨덴은 난민들이 정착을 원하는 1순위 국가로 떠올랐지만, 스웨덴 내부에선 난민 유입과 난민 범죄 등으로 인한 반(反)난민 기류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임미 오케손 스웨덴민주당 대표는 "스웨덴은 이민에 관한 한 여러 면에서 극단적인 나라"라며 "이민자를 줄이려는 우리의 계획은 평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보수·진보 모두 쇠퇴…스웨덴도 극단주의 확산

이번 스웨덴 총선에서도 온건 보수파와 사민(진보) 세력 모두 퇴조하고 있다는 점이 정치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유럽연합(EU)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있는 데다, 보수와 진보의 대립 구도가 아닌 온건파와 극단주의의 대립으로 정치 지형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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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반난민 시위 /유로뉴스


진보연합과 보수연합 모두 스웨덴민주당과는 연정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는 했지만 둘 다 과반 득표가 어려워 자력으로 연정을 구성하기 어렵다는 고민을 안고 있다. 스웨덴 선거 전문가들은 독일처럼 좌우 대연정의 가능성보다 보수연합이 스웨덴민주당의 비공식 지지를 받아서 정권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는 8일 마지막 유세에서 "스웨덴민주당에 투표하는 건 알코올을 들고 불을 끄려고 하는 것과 같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반면 임미 오케손 스웨덴민주당 대표는 "매일 총소리가 나고, 차는 불타고, 여성 23%가 치안 불안으로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최근 연이은 난민 관련 범죄를 상기시키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작년부터 네덜란드, 독일, 헝가리,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 총선에서 반(反)난민을 표방하는 극우정당이 세력을 확장하고 있어 내년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극우정당이 상당한 세를 얻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反)난민을 내세우는 극우정당들은 유럽으로 몰려드는 난민을 포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회원국들에 적극적인 난민 수용을 설득하는 EU에 대해서도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각개 약진에 주력했던 각국의 극우정당들은 내년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연대하며 힘을 모으려는 움직임까지 보여 EU 내부에선 EU를 해체하려는 원심력이 커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남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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