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인근 등 영국령에 많아 탈퇴땐 EU의 보호예산 끊겨
남미 아르헨티나에서 가까운 영국령 포클랜드제도에는 펭귄이 약 100만 마리 있다. 전 세계 젠투펭귄(머리에 노란 깃털이 달린 펭귄)과 남부바위뛰기펭귄(황제펭귄, 킹펭귄에 이어 셋째로 몸집이 큰 펭귄)의 3분이 1이 이곳에서 무리 지어 살고 있다. 이 외에도 남대서양의 남조지아섬, 남극의 영국 영유지 등 영국 영토에도 펭귄이 많이 서식하고 있다.
멸종(滅種) 위기에 처한 펭귄 보호에 앞장선 영국의 민간 환경 단체들은 그동안 활동비의 상당 부분을 EU에 의지해왔다. 영국은 EU의 '환경 및 기후 활동 프로그램(LIFE)' 자금에서 연간 약 100만유로(약 12억8000만원)를 지원받아 왔다. 하지만 EU는 2020년까지는 이미 계획돼 있는 LIFE 자금을 지원하지만, 2021년부터는 새로운 자금 집행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2021년에는 브렉시트가 이뤄진 이후이기 때문에 별도 협약을 맺지 않는 한 영국의 환경 단체는 EU의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없다고 폴리티코가 2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EU의 지원이 끊긴 빈자리에 다른 재원을 끌어 채워 넣겠다는 원칙만 밝히고 있을 뿐 구체적 자금 조달 계획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에스더 버트람 포클랜드제도 보호재단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EU와 결별한 다음 펭귄 보호에 들어가는 비용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지 암담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폴리티코는 EU와 영국이 별도 협약 없이 브렉시트가 이뤄질 경우 2021년부터는 곧바로 자금 지원이 끊기게 돼 펭귄 등 영국령의 멸종 위기종들이 큰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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