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2016년 6월23일 국민투표로 브렉시트를 결정했다. 그리고 지난 11월25일 영국과 EU가 브렉시트 합의안을 마련했다. 내년 3월29일 브렉시트를 4개월 정도 앞둔 시점이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맨 오른쪽)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 승인투표 연기를 발표한 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맨 왼쪽)의 ‘총리 불신임안 상정 방침’ 입장 표명을 지켜보고 있다. 런던=AFP연합뉴스 |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영국 의회의 비준 절차를 넘지 못하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2월11일 비준 투표를 진행하려다 부결 가능성이 커 연기했다. 이후 EU 잔류를 원하는 진영과 EU와의 완전 결별을 원하는 강경 탈퇴 진영이 메이 총리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집권 보수당의 불신임 투표까지 몰린 메이 총리는 신임 다수로 총리직은 유지했지만 반란표를 던진 사람이 100명을 훌쩍 넘어 리더십에 큰 상처가 났다.
이후 메이 총리는 EU와의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을 수정하려고 했지만 EU 집행부와 회원국들은 재협상을 단호히 거부했다. 영국 내에서는 브렉시트 찬반을 다시 묻는 ‘제2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의회 비준을 받지 못하면 아무런 합의 없이 EU와 결별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이 경우 무역 등에서 대혼란이 예상된다.
EU 출범 이후 영국이 첫 탈퇴국이 될 경우 다른 나라도 탈퇴 행렬에 가담할 수 있다. 유럽 국가들은 최근 이민 정책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이탈리아 등은 노골적으로 반이민 정서를 표출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확장 재정 정책을 위한 예산을 편성했다가 EU의 제지로 부채 목표 비율을 낮추면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노란 조끼를 입은 시위대가 프랑스의 EU탈퇴를 의미하는 '프렉시트(FREXIT)' 팻말을 들고 샹젤리제를 행진하며 시위하고 있다. 뉴시스 |
프랑스도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노란 조끼’ 시위에 무릎을 꿇으면서 그의 개혁정책에 제동이 걸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통합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노란 조끼 시위대는 마크롱의 유류세 인상 등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는데, 시위 때 ‘프렉시트’ 구호가 등장하기도 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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