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압류를 신청한 데에 고노 다로<사진> 일본 외무상이 8일 "해당 기업에 불이익이 생길 경우 즉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도를 방문 중인 고노 외무상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각 부처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일본 기업이 부당하게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한국 측이 조기에 조치를 취하기를 바라지만, 일본 기업에 불이익이 생기면 (일본 정부가) 즉시 취해야 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배상 청구권을 인정하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일본 기업 신일철주금은 소송을 낸 이춘식(95)씨 등 강제징용 피해자 4명에게 각각 1억원씩 배상하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신일철주금이 이에 응할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이씨 등은 신일철주금의 한국 내 재산을 찾아 법원에 강제집행 신청을 한 상태다.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은 이날 일본 정부가 신일철주금의 자산이 압류될 경우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근거해 한국 정부에 협의를 요청하는 방안을 조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강제징용 피해보상 문제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 협의를 요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체적으로는 한국 법원의 압류 통보가 신일철주금에 이뤄지는 단계에서 협의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이씨 등이 압류를 신청한 신일철주금의 한국 내 재산은 ‘포스코-니폰스틸 RHF 합작 법인(PNR)’의 주식이다. PNR은 신일철주금의 전신인 신일본제철이 2008년 1월 포스코와 제휴해 설립한 제철 부산물 재활용 전문 기업이다. 신일철주금은 이 회사 주식 234만여주(약 110억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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