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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종교적·양심적 병역거부' 인정

국방백서에도 ‘양심적 병역거부’ 대신 ‘종교적 신앙 등’ 표현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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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군인권센터, 참여여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달 28일 서울 국방부 앞에서 이날 국방부가 발표한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정부안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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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15일 발간한 ‘2018 국방백서’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라고 표현했다. 앞서 국방부는 대체복무자를 지칭하는 용어를 둘러싼 불필요한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용어를 변경키로 한 바 있다. 그러나 국방부의 용어 변경은 양심적 병역거부의 의미를 왜곡할 수 있다는 비판이 지속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백서에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 관련 내용이 담겼다. 지난달 28일 국방부가 ‘36개월·교정시설·합숙근무’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대체복무제 도입 방안을 소개한 것이다. 백서는 이 항목을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 도입 추진’이라고 표현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4일 “대체복무제 용어를 둘러싼 불필요한 논란을 최소화하고 국민적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앞으로 ‘양심’ ‘신념’ ‘양심적’ 등과 같은 용어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병역거부’로 표현키로 했다고 밝혔다. 군에서 병역의무를 했거나 이행 중인 사람들이 ‘비양심적’ 또는 ‘비신념적’인 사람처럼 시민들이 오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했다는 것이다.

이번 백서에도 국방부의 방침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용어 변경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서 뜻하는 ‘양심’은 헌법에서 명시된 개념으로, 단순히 ‘선량하다’ ‘올바르다’는 의미와 다르기 때문이다. ‘옳고 그른 것에 대한 판단을 추구하는 가치적·도덕적 마음가짐’ 등을 뜻한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지난 9일 성명을 내고 국방부의 용어 변경에 우려를 표명했다. 최 위원장은 “국방부의 용어 변경은 대체복무제에 대한 국제인권기준과 헌법재판소 결정, 대법원 판결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병역거부가 개인이 가진 양심의 보호와 실현이 아닌 종교적 가치에 따른 행위로 비춰질 소지가 있다는 점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또 시민사회단체들도 국방부의 용어 변경에 반대하고 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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