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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악수는 무슨"… 최저임금委 올 첫 회의부터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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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 이원화 방안놓고 고성오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가 이달 초 최저임금 결정 방식을 개편하는 방안을 내놓은 가운데 올해 처음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노사가 고성(高聲)을 주고받으며 충돌했다. 노동계는 정부의 개편안이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경영계는 개편안을 재논의해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조선일보

위원장 악수 거부하는 경영계 위원 -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타워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오른쪽)이 류장수 최저임금위원장의 악수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사용자위원인 박 회장은 이날 류 위원장에 대해“(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누구보다 책임을 통감해야 함에도 한마디 사과 없이 회의를 진행해 굉장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최저임금위는 18일 전원회의를 열고 정부가 이달 초 제시한 최저임금위원회 이원화 방안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오르고, 정부가 구성하는 공익위원에 의해 사실상 최저임금이 결정되는 현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최저임금위원회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겠다는 것이다. 노사정(勞使政)이 추천하는 전문가들이 최저임금 구간을 설정하면, 노·사·공익위원들이 구간 내에서 최저임금을 최종 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노동계는 정부안대로 개편안을 밀어붙일 경우 노사정 대화를 거부하고 투쟁에 나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위 근로자위원인 한국노총 이성경 사무총장은 "정부가 사전 논의 없이 최저임금 개편안을 발표한 것은 최저임금위원회를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라며 "만약 정부가 일방적으로 불통정책을 밀어붙인다면 한국노총은 사회적 대화 중단과, 투쟁으로 노선을 변경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백석근 사무총장도 "최저임금위원들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게 현 정부가 할 일인가"고 했다.

반면 경영계 인사들은 지난해 10% 넘게 최저임금을 올린 최저임금위원회를 비판했다. 사용자위원인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은 친(親)정부 인사로 분류되는 류장수 최저임금위원장에 대해 "누구보다 책임을 통감해야 함에도 한마디 사과 없이 회의를 진행해 굉장히 유감스럽다"며 "위원장직에서 사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더 말하면 욕이 나올 것 같아 (발언을) 삼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류 위원장 등 공익위원이 회의장에 들어와 인사하며 악수를 청하자 "어려운 상황에서 무슨 악수냐"며 거절하기도 했다.

이재원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지원본부장은 "최저임금 결정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정부가 개편을 추진하는데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체계를 어떻게 바꿀지 논의한다는 게 과연 맞는가"라며 정부의 개편안을 다시 논의하자는 노동계의 주장에 반대했다.

이날 회의는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들의 요구로 소집됐으며, 노·사·공익위원 27명 전원이 참석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회의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에 대한 재논의 여부는 이번 회의에서 결론을 내리지 않고 향후 운영위원회를 개최해 좀 더 논의해 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곽창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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