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없이 집만 가진 은퇴세대에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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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정부가 과세 형평을 높이기 위한 취지에서 종합부동산세 과세를 대폭 강화했지만 오히려 소득 분배 효과가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소득 없이 집 한 채만 가진 은퇴고령층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명호 홍익대 교수가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의 소득재분배 효과에 대한 분석’ 논문을 통해 종부세 개편에 따른 세 부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저소득층일수록 소득 대비 보유세 비중이 높고 고소득층일수록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 보유자의 종부세율은 올해부터 0.1∼1.2%포인트 올랐다. 또 과세표준 3억∼6억원 구간이 신설되면서 주택 3억원 초과 구간에서는 종부세율이 0.2∼0.7%포인트 올랐다.
이를 자가거주 1주택 가구에 적용했을 때 소득 하위 10%인 1분위의 보유세 평균 실효세율은 3.09%로 2분위(1.61%), 3분위(1.2%), 4분위(0.79%)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5분위(0.82%), 6분위(0.68%), 7분위(0.62%), 8분위(0.55%), 9분위(0.53%), 10분위(0.42%) 등 소득이 높아질수록 세부담은 낮아졌다.
이같은 현상은 9.13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 나오기 전 종부세를 기준으로 해도 마찬가지다. 소득 1∼10분위 보유세 평균 실효세율은 종부세 강화 전과 후를 비교해본 결과 차이가 없었다.
박 교수는 이러한 원인에 대해 “젊은 시절 저축을 통해 주택을 마련하고 은퇴 후 소득이 별로 없는 고령자 가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자가거주 1주택 가구 중 34.2%가, 소득 1분위에 속하는 가구 중 86%가 가구주 연령이 60세 이상인 가구였다.
소득에 귀속임대료까지 반영한 포괄소득 대비 보유세 실효세율을 계산한 결과 조세 부담의 역진성은 소폭 개선했지만 여전히 역진적인 성향을 보였다. 귀속임대료란 집주인이 자기 집에 살면서 자신에게 임대료를 지불했다고 보고 이를 추정해 소득에 포함하는 개념이다.
박 교수는 “은퇴 후 소득이 없는 고령자 가구가 많은 만큼, 현행 시스템 아래에선 보유세 부담의 역진성을 피할 수 없다”며 “인구 고령화가 빨라질수록 보유세를 통한 소득재분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종부세는 소득이 아닌 자산에 부과하는 것이며, 전 국민의 1%인 고액자산가에게 부과된다는 점에서 소득만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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