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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최저임금 결정체제 이원화···기업 지불능력 제외·경제 상황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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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체제 개편 정부 최종안 발표···결정위 공익위원 7명 중 4명 국회 추천

애초 초안과 달리 결정 기준에 기업의 임금 지급 능력은 제외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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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최저임금 결정에 경제 상황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 등이 반영된다. 최저임금 결정체제는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되며 최저임금 결정에 참여하는 공익위원 중 일부는 국회 추천을 받아 위촉한다. 다만 애초 정부가 예고한 것과 달리 최저임금 결정 기준에서 기업의 임금 지급 능력은 빠지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2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최종안을 발표했다. 노동부는 지난달 7일 초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어 3차례의 전문가 토론회와 온라인 설문조사 등의 의견 수렴 절차를 밟은 뒤 수정·보완해 이날 최종안을 내놨다.

최종안은 초안대로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했다. 전문가들로만 꾸려진 구간설정위에서 최저임금의 상·하한을 정하면 결정위원회는 그 범위 안에서 노·사·공익위원 심의로 최저임금을 확정한다. 아울러 최종안은 결정위원회 노·사·공익위원을 7명씩 모두 21명으로 구성하되 공익위원 7명 중 3명은 정부가, 4명은 국회가 추천하도록 규정했다. 이는 초안이 제시한 결정위 구성 방안 2개 가운데 하나로, 다만 공익위원에서 정부 몫은 1명 줄이고 국회 몫은 1명 늘렸다. 이에 대해 임서정 노동부 차관은 “당초 초안은 (공익위원 추천이) 국회 3명, 정부 4명이었으나 추천의 다양성이 좀 더 확보될 수 있도록 국회 추천 몫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국회에 제출된 법안 15건 중 10건이 국회 추천권을 부여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정부와 국회가 공익위원을 함께 추천하는 것으로 했다”고 부연했다.

결정위의 노·사 위원은 주요 노·사단체 추천을 받아 위촉한다. 여기에 청년, 여성, 비정규직, 중소·중견기업, 소상공인 대표를 포함하도록 규정했다. 구간설정위에 참여할 전문가는 노·사·정이 5명씩 모두 15명을 추천하고 이 가운데 노·사가 3명씩 순차 배제해 9명으로 구성한다. 이 또한 초안이 제시한 구간설정위 구성 방안 중 하나다. 임 차관은 “구간설정위원회의 전문성, 독립성 확보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이 제시됐는데 이는 추후 제도 운용 과정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임 차관은 “최저임금 결정 기준을 추가·보완하되 기업 지불 능력은 제외하는 대신, 고용에 미치는 영향, 경제 상황 등으로 보완했다”고 밝혔다. 원래 초안엔 최저임금 결정 기준에 고용 수준, 경제성장률, 기업 지불 능력 등을 포함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전문가 토론회에서 기업 지불 능력을 수치로 나타내기 힘들다는 등의 이유로 최저임금 결정 기준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노동계도 사업주의 무능력에 따른 경영난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셈이라며 반대했다. 그 결과 최종안에선 기업 지불 능력이 최저임금 결정 기준에서 제외됐다.

임 차관은 “(기업 지불 능력은) 결과적으로는 고용의 증감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고용에 미치는 영향 기준으로 보완될 수 있고 기업 지불 능력을 보여주는 영업이익 등 지표는 경제 상황의 지표와 중첩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임 차관에 따르면 최저임금 결정 기준으로 초안에서 제시한 ‘고용 수준’을 최종안에서 ‘고용에 미치는 영향’으로 바꾼 것은 고용의 양뿐 아니라 질적 측면도 폭넓게 고려하기 위한 것이다.

노동부가 제시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최종안은 국회로 넘어간다. 국회는 이를 토대로 최저임금법 개정에 나선다. 최저임금법상 노동부 장관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3월 31일까지 최저임금위에 요청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노동부에 따르면 새롭게 마련된 결정체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적용되기 위해선 법 개정이 다음 달 중순까지는 끝마쳐야 한다. 임 차관은 “현재 국회에 70여개 최저임금법안이 계류된 만큼, 개편된 방식으로 2020년 적용 최저임금이 심의·의결될 수 있도록 국회 입법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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