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내년까지 목조로 ‘추모 공간’ 설치"…유족들 "상설시설로"
광화문 광장에 자리잡은 ‘세월호 천막’이 이르면 다음주 철거된다. 2014년 7월 천막이 광장에 처음 들어선 지 약 1700일 만이다. 서울시는 이 곳에 세월호를 주제로 한 추모시설을 조성하기로 했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유족들은 조만간 합동분향소에 있는 304명의 영정을 옮기는 제례를 지내고 직접 천막을 철거하기로 서울시와 최근 협의했다. 또 서울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는 전날(6일) 열린 회의에서 서울시의 ‘세월호 추모기억 전시공간’(기억공간) 설치안을 승인했다.
광화문 광장 세월호 천막의 모습 /조선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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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서울시는 조만간 광화문광장 소재지인 종로구에 가설물 설치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기억공간 조성을 위해 전시작품 설치, 공간연출, 디자인 등에 5000만원, 내외부 마감, 전기배선공사 등에 1억5000만 원 등 총 2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세월호 추모공간에 대한) 설계가 마무리 단계"라며 "3월 중순 전후로 공사가 시작될 수 있도록 목표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성될 기억공간의 규모는 설계가 완료돼야 정확하게 나올 것"이라면서도 "현재 광화문광장에 세월호 천막이 좌우로 각각 7개씩 총 14개의 천막이 설치돼 있는데 절반인 7개 천막의 크기에 목조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새롭게 조성될 기억공간은 서울시가 직접 운영하고 관리할 방침이다. 목조건물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기억공간 내부에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전시물이 놓인다. 세월호뿐 아니라 삼풍백화점·성수대교 붕괴 등 앞선 대형참사를 기억하고 시민의 안전의식을 일깨우는 콘텐츠를 넣는 방안도 검토된다.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천막 주위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조선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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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2020년 1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위해 ‘기억공간’이 철거돼야 하는 ‘임시시설’이라는 입장인 반면, 세월호 유족은 ‘상설화’를 요구하며 시 입장에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억공간 설치에 대한 상세안과 운영 기간 등은 유족과 계속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며 "다음 주쯤 자세한 내용이 마련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 [포토]1천700일만에 세월호 천막 '자진' 철거…추모 공간으로 탈바꿈
[최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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