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갑질·폭행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진호(47·사진)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갑질 행위’에 대한 전직 직원의 구체적인 증언이 법정에서 나왔다.

지난 26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최창훈) 심리로 열린 제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지원인터넷서비스 전 직원 유모씨는 "양 회장은 감히 직원이 도전할 수 없는 제왕적 지위였다"며 "직원들에게 설사약과 생마늘을 먹였다"고 진술했다. 이지원인터넷서비스는 양 회장이 실질적으로 소유한 한국인터넷기술원그룹 계열사 중 한 곳으로 알려졌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지난해 11월 7일 오후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압송되고 있다.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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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유씨는 "2011년 9월 양 회장이 서울구치소에서 보석으로 석방될 당시, 직원 20~30명이 구치소에 나가 2시간 이상 기다리다 양 회장이 나올 때 박수쳤다"며 "양 회장이 제왕으로 군림했다는 예"라고 진술했다. 이어 "2014년 양 회장이 준 출처를 알 수 없는 알약 2정을 먹고 화장실에서 설사를 7번 했다"며 "직원들 사이에서 양 회장이 주는 약이 설사약이라는 소문이 있었지만, 양 회장에게 물을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또 유씨는 "2015년 워크숍에서는 양 회장이 소주를 종이컵에 가득 담아 수 차례 억지로 마시게 한 뒤 입에 생마늘을 한 움큼 욱여넣었다"며 "심적으로 위축돼 차마 뱉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회식 자리에서 화장실로 자리를 비우면 벌금으로 5만~10만원을 내게 하고, 카드게임에서 돈을 잃은 직원은 판돈을 빌려준 뒤 월급에서 공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사상의 불이익이 두려워 양 회장의 폭행을 말리는 직원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유씨의 증언을 두고 양 회장의 변호인은 "유씨에게 양 회장이 생마늘을 먹일 때 협박은 없었으며 직원들에게 준 알약도 피로해소제였다"고 반박했다. 또 양 회장이 직원들에게 머리염색을 강요한 혐의에 대해서는 양 회장이 미장원에 100만∼200만원을 예치해 원하는 직원이 염색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3차 공판은 다음 달 29일 오후 4시에 열린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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