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개선 약정 다시 체결 추진”
아시아나항공 채권단 대표인 케이디비(KDB)산업은행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경영악화에 책임을 지고 퇴진하기로 함에 따라 향후 적정한 시장신뢰 회복방안이 제출될 경우 정상화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은 29일 아시아나항공 주총이 끝나고 나면 조만간 채권은행 회의를 열어 경영정상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산은은 보도자료를 내어 “이동걸 산은 회장은 박삼구 회장이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용퇴하기로 결정한 내용에 대해 확인했다”며 “(금호아시아나그룹 쪽에)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수준의 방안을 마련해 제출해줄 것을 요청했다” 고 밝혔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재무구조 개선) 실사 결과와 금호 쪽에서 제출할 이행계획을 바탕으로 긴밀히 협의해서 다각적인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 조속한 시일 안에 재무구조개선 약정 양해각서(MOU)를 다시 체결하는 것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은행들은 지난해 4월6일 아시아나항공과 재무개선 약정을 맺고 자산매각과 채권발행 등을 통해 재무 흐름을 개선하고 사업 수익성을 확보하도록 지원·압박해왔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기내식 대란으로 되레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최근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보고서 한정의견을 받는 등 경영 악수를 거듭해왔다. 결국 신용등급 하향 우려가 커지는 등 영업악화와는 별도로 재무적 생존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까지 맞이했다. 이런 탓에 부실 경영에 책임이 큰 대주주에게 경영책임을 묻는 ‘고통분담’을 요구하지 않고는 채권은행들도 재무개선 약정을 연장할 명분을 얻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여신 만기 연장과 과거 금호타이어 등의 경영위기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보유 주식 거의 대부분을 담보로 내놓았기 때문에 경영에서 물러나는 것 이외에는 책임질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상장사인데다 부채 중에 채권은행 몫은 3분의 1 정도이고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시장성 여신이나 항공기 리스 부채 등의 비중이 워낙 커서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상당한 여파가 불가피하다”며 “채권은행이 대주주 경영 책임 묻기를 통해 재무개선 약정을 연장할 최소한의 명분을 얻은 만큼 향후 영업을 정상화해서 수익을 내고 자금흐름을 선순환할 방안을 회사 쪽에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재무개선 약정은 다음달 6일로 만기가 끝나지만, 가까운 시일 안에 회사 쪽에서 새로운 자구계획을 제출 받아 정상화를 추진하게 될 것이란 얘기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네이버 메인에서 한겨레 받아보기]
[▶한겨레 정기구독] [▶영상 그 이상 ‘영상+’]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