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박삼구 회장 사재 넣던가 에어부산 등 지분매각 고려해야"
재무사정 심각하고 복보증 걸려..2차 자구안선 실질적 조치 필요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 자구안 퇴짜 후속조치로 이르면 이번주 진전된 추가 자구안을 내놓을지 관심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자구안에 높은 불만을 드러내며 추가협의를 기대하고 있다. 공을 다시 넘겨받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이번에 추가로 내놓을 카드에 사재출연이나 유상증자, 아시아나IDT·에어부산 등 자회사 매각 같은 실질적인 유동성 확충안이 포함될지 주목된다. 추가 자구안마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아시아나항공 매각 요구가 높아질 전망이다.
14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이 이번주 진전된 2차 자구안을 내놓을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양측의 눈높이가 워낙 커 접점을 찾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1차 자구안에 5000억원 추가지원, 경영정상화 기간 3년 등의 요구가 담긴 것을 보고 채권단은 크게 실망했다는 전언이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추가 자구안에 박 회장의 사재출연이나 유상증자, 자회사 매각 등 유동성 확보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박 회장이 더 이상 채권단에 손을 벌리지 말고, 사재가 있으면 아시아나항공에 넣어 위기를 해소하라는 것"이라며 "이번 자구안은 100억, 200억원을 넣겠다는 것도 아니고 담보를 다시 잡겠다는 것이었다. (박 회장이) 자기 잇속만 챙긴다고 봤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연내 만기연장 등이 필요한 단기차입금은 1조2000억원가량이다.
한화투자증권 김민정 연구원은 "5000억원이 단기차입금 상환용이라면 숫자상으론 부족해보이지만 롤오버(만기연장) 등 자구노력과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채권단은 유상증자 등으로 현금을 만들어 원리금 상환 능력을 제고시키라고 압박하고, 아시아나는 최소한의 금액으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려고 밀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박 회장 일가의 사재출연, 주요 상장사인 금호고속·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 아시아나IDT와 에어부산 지분 매각 등 실질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원하고 있다.
박 회장이 유동성 확보 능력이나 의지를 드러내지 못할 경우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한 채권단은 "아시아나 제3자 유상증자, 사재 출연 등 좀 더 창의적인 방안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며 "과연 그런 것을 해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사정은 심각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경우 자금 부담이 크다는 평가다. 항공기 도입 시 외상으로 사오고 리스금융을 하는 아시아나의 경우 리스금융 보증액은 대출액의 3~4배 이를 만큼 금액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일례로 수출입은행의 경우 현재 아시아나항공에 대출해준 금액은 700억원가량이다. 하지만 리스금융 보증액은 이보다 3배 이상 많은 2000억원대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복보증도 있는 상황이다. 복보증은 보증서 발급은행의 신용이 의심스러울 때 제3은행이 2차로 보증을 하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미국 등 해외금융기관이 복보증을 한 상태로 이들 해외 금융기관의 신뢰를 얻을 만한 조치도 필요한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문제는 국내만의 문제가 아닌 셈이다. 해당 금융사 역시 상황이 다급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lkbms@fnnews.com 임광복 연지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