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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지금은 하락 전 다수 고점 만드는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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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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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고점 부근에 있을 때 나오는 특이한 현상 두 개가 있다. 하나는 상승이 오래 계속될 경우 주가가 한 번에 꺾이지 않고 여러 번 고점을 만든 뒤 하락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주가 하락이 중요한 지점을 넘은 뒤에 시작된다는 점이다.

2007년 7월에 종합주가지수가 처음 2000을 넘었다. 4년에 걸친 상승 끝에 마침내 앞자리가 바뀐 것이었다. 그러나 하루 만에 다시 떨어졌다가 석 달 뒤 다시 2000을 회복했다. 이번에는 그해 7월과 달리 주가가 두 달 동안 2000 위에 머문 뒤 완전히 하락세로 기울었다. 주가가 떨어지는 와중에도 한두 차례 더 2000에 근접하는 반등이 있었다. 미국의 금융위기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도 2000이라는 중요 지점을 한번 밟아보고 주가가 내려갔다. 1989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4월에 종합주가지수가 처음 1000을 넘었다가 하루 만에 하락했다. 4개월 후에 다시 1000에 근접하긴 했지만 결국 이를 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이때 역시 1년 전부터 경기가 둔화한 상황에서도 1000이라는 지점에 도달한 뒤 하락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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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넘었다. 작년 말에 주가가 20% 가까이 하락했을 때만 해도 생각할 수 없었던 일이다. 우리 시장이 2250까지 올라온 동력이 미국 주가 상승임을 감안할 때 최근 상승이 왜 일어났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가려볼 필요가 있다.

이유는 둘 중 하나다. 우선 앞에서 얘기했던 장기 상승 마무리 국면에 여러 번 고점을 만드는 과정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 기준으로 볼 때 작년 1월과 9월에 두 번의 고점이 만들어졌고 이번이 세 번째다. 상황이 나쁘다고 보는 견해인 만큼 전망도 좋지 않다. 다른 하나는 경제와 기업실적이 걱정했던 것만큼 나쁘지 않기 때문에 주가가 올랐다고 보는 것이다. 상황이 좋아지고 있으므로 앞으로 시장도 괜찮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

아직은 여러 개 고점을 만드는 과정일 가능성이 크다. 최근에 경기가 나쁘지 않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지만 이는 주가가 오르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시장의 예상대로 4분기부터 기업이익이 좋아진다 하더라도 회복 속도가 빠르긴 힘들다. 작년 이익이 너무 커 이익 감소가 멈추는 것만으로는 눈에 띄는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금융완화정책을 펴도 과거만큼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정책 변화는 주가가 떨어지지 않도록 막는 역할밖에 할 수 없는데 이 힘만으로 주가가 계속 오를 수는 없다.

그동안 미국 시장의 결정적 지점은 사상 최고치였다. 주가가 목표로 했던 지점을 넘었지만 추가 상승 폭이 크지는 않을 것 같다. 미국 시장이 약해지면 우리 시장도 조정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반등이 상당 수준 진행된 만큼 편안한 상황은 아니다.

주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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