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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이슈 국회와 패스트트랙

패스트트랙 앞날, 권은희 하기 나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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權의원, 김관영 원내대표에 반기 "둘 다 관두고 새 지도부 꾸리자"

金 대표측은 "사퇴할 생각 없어"

조선일보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이 패스트트랙이 지정되기 직전인 지난달 29일 오후, 국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권 의원은 6일 “김관영 원내대표와 여러 번 만나 동반 사퇴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정책위의장인 권은희 의원은 6일 "김관영 원내대표와 여러 번 만나 동반 사퇴를 요구했다"고 했다. 권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 원내대표와 제가 패스트트랙 이전의 불신과 분열 상황을 떠안고 물러나고, 새 원내지도부를 구성해서 패스트트랙 이후 국회를 새롭게 운영해 나갈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안철수계이자 호남 출신인 권 의원이 김 원내대표에게 '동반 사퇴'를 요청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바른정당계, 안철수계, 호남계가 얽히고설킨 당내 구도는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 3일 권 의원을 포함한 김삼화·김수민·신용현 의원 등 4명은 당내 의원 15명이 서명한 의원총회 소집 요구서를 들고 김 원내대표를 찾았다. 서명한 의원은 바른정당계 8명(유승민·정병국·이혜훈·하태경·유의동·오신환·정운천·지상욱)과 국민의당계 7명(이태규·김중로·권은희·김삼화·김수민·신용현·이동섭)으로 사실상 이들은 김 원내대표의 사퇴 촉구에 동의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들은 김 원내대표의 사퇴와 6월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을 앞당겨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원내대표의 '명예로운 퇴진'을 위해 여러 조건을 제안했다고도 한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 측은 "고심은 했지만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했다"고 했다.

바른미래당에서 활동 중인 의원 24명 가운데 최대 15명 정도가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한 무기명 표결에서는 출장 중인 박주선 의원을 제외하고 찬성이 12표, 반대가 11표였다. 지도부에 힘을 실어줬던 의원 12명 중 4명이 이탈해 '15대9'가 된 상황이다.

권 의원은 4·3 보궐선거 참패 이후 지도부 총사퇴론이 제기됐을 때도 현 지도부를 유지하자는 입장이었고, 패스트트랙에도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당 지도부가 자신을 국회 사법개혁특위 위원에서 사임시키자, 당 회의를 '보이콧'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 원내대표가 권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을 복수(複數)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안으로 받아 달라고 더불어민주당에 요청했고, 최종적으로 여야 4당 합의안과 함께 패스트트랙에 지정되며 권 의원 반발이 무마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이날 권 의원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면서 현 지도부가 수세에 몰리는 양상이 됐다. 바른미래당 차기 원내지도부를 둘러싼 주도권 싸움도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간 당내에서 수적 열세였던 바른정당계가 호남 출신이자 안철수계인 권은희 의원을 포섭해 원내대표 후보로 내세울 거란 관측도 나온다. 현 지도부 측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는 김성식 의원이 거론된다. 바른정당계 한 의원은 "권 의원이 계파적 색채가 상대적으로 옅은 안철수계 의원들은 물론 당내 호남표 일부도 끌어올 수 있는 확장성 있는 후보"라고 했다. 권 의원이 지난 2월 당 연찬회에서 "호남에서 개혁 보수로 당선되겠다"고 한 발언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다만 권 의원은 아직 출마 의사를 내비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바른미래당이 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과 공조해 밀어붙인 패스트트랙을 본회의까지 끌고가느냐는 차기 원내지도부 손에 달려 있다. 6월 원내대표 선거에서 당의 공동 창업주인 '안철수·유승민' 세력이 공동으로 지원한 후보가 당선될 경우, 패스트트랙 본회의 처리는 난항이 예상된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공조해 상임위, 법사위, 본회의 등 단계별로 마지막까지 저항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패스트트랙이 최장 330일 걸린다면, 표결은 내년 3월 24일부터 가능하다. 내년 4·15 총선을 불과 22일 앞둔 시점이고, 후보자 등록 시작 이틀 전이다. 선거구 획정도 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변경된 룰로 총선을 치르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당 관계자는 "새 원내대표를 둘러싼 셈법 때문에 당 내분은 더욱 극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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