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기생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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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칸 영화제'에는 주요 부문 상을 두세 번씩 수상한 이른바 '칸 어벤져스' 감독들이 총집결한다. 넷플릭스를 위시한 OTT(유료 동영상 서비스)의 부상으로 영화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자 주목도를 높이기 위한 극약 처방을 쓰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라성 같은 영화 거인들을 뚫고 한국의 봉준호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받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14~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72회 칸 영화제'는 미국 독립 영화계 기수 짐 자무시 감독(66)이 '더 데드 돈트 다이(The Dead Don't Die)'로 열어젖힌다. 한적한 마을 센터빌에 좀비들이 출몰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묘사한 코믹 공포극이다. 빌 머리, 애덤 드라이버, 틸다 스윈턴 등이 출연한다.
짐 자무시 감독 `더 데드 돈트 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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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무시는 칸 영화제에서 수상만 세 번 했을 정도로 칸과 인연이 깊은 감독이다. 1984년 '천국보다 낯선'으로 황금카메라상을 받았으며, 1993년 대표작 '커피와 담배'로 단편영화상을 껴안았다. 2005년 '브로큰 플라워(Broken Flowers)'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뒤 2016년 '패터슨(Paterson·경쟁부문)'과 '김미 데인저(Gimme Danger·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등으로 칸을 방문했다.
자무시 외에도 역대 칸 영화제 수상자가 대거 이름을 올렸다. 영국 출신으로 사회주의 리얼리즘 작품을 찍는 켄 로치(83)는 '소리 위 미스드 유(Sorry We Missed You)'를 들고 온다. 그는 '황금종려상'을 두 번 받은 것을 비롯해 칸 영화제 수상만 일곱 번에 달한다.
형제가 함께 연출하는 것으로 유명한 벨기에의 장 피에르 다르덴(68), 뤼크 다르덴(65) 감독도 칸을 찾는다. 역시 2회의 '황금종려상'을 받은 대가들이다. 이번에 선보일 작품 '영 아메드(Young Ahmed)'는 벨기에 한 소년이 코란에 대한 극단주의적 해석을 받아들인 후 교사를 살해하려는 음모를 꾸미는 내용이다. 이 밖에도 '어 히든 라이프(A Hidden Life)'를 출품한 테런스 프레더릭 맬릭(76)도 '더 트리 오브 라이프(The Tree of Life)'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바 있다. 미국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과 프랑스 압둘라티프 케시시까지 포함하면 경쟁 부문에 든 감독 21명 중 5명이 역대 황금종려상 수상자들이다.
켄 로치 감독 `소리 위 미스드 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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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감독의 신선함보다는 명성에 기댄 이번 '칸 영화제'의 선택은 몇 년째 떨어지고 있는 이 축제의 위상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3월 티에르 프레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넷플릭스를 비롯한 스트리밍 회사 영화들을 경쟁부문에 초청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래 넷플릭스가 제작한 작품은 칸 경쟁 부문에서 제외돼 왔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황금종려상을 받은 감독들은 주목을 끌기 쉬우니 화제성 면에서 이들 작품을 대거 초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칸의 영화적 코드를 확대 재생산하는 전략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한국 영화계는 올해로 칸에 다섯 번째 가는 봉준호 감독(50)의 수상 여부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 거장 대우를 받아왔지만 칸을 비롯한 3대 영화제 수상 실적은 전무하다. 이번에 칸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기생충'은 온 가족이 백수인 기택(송강호)네와 기업 대표 동익(이선균)네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을 다뤘다. '기생충'의 칸 영화제 상영은 21일 밤에 이뤄지며 경쟁 부문에 진출한 21개 작품의 수상 결과는 25일 폐막식에서 발표된다.
마동석·김무열이 출연한 '악인전'은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 연제광 감독 '령희'는 학생 경쟁부문(시네파운데이션), 정다희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움직임의 사전'은 감독주간에 초청받았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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