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USTR은 지난 9~10일 진행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타결 없이 끝난 직후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인상하는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관세 부과 대상 목록엔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약 3805개 제품군이 올랐다. 휴대전화, 노트북, 태블릿 컴퓨터, 리튬·이온 배터리 등 지난해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던 제품들을 비롯해 의류, 신발, 제설기, 연필 등 다양한 소비재도 목록에 포함됐다.
다만 중국산 의약품, 희토류 등 원료, 희귀 금속 등은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USTR은 오는 6월 17일 공청회를 통해 새 관세 부과 목록에 대해 논의하고 공청회가 끝난 후 7일 동안 관련 업계의 의견 수렴 기간을 가질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첫째)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왼쪽 첫째) 중국 국가주석이 2018년 12월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호텔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참모진과 함께 마주 보고 앉아 있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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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3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실제 관세를 부과하면 이는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매기는 것이 된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상품수출액은 총 5395억340만달러였는데, 미국은 이미 2500억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의 회담에서 "3000억달러 규모 이상의 중국산 제품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지만, 아직 결정하지는 않았다"고 말해 추가 협상에 따라 관세 조치를 철회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오는 6월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예정"이라며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무역협상을 진행할 뜻을 내비쳤다.
앞서 미국은 고위급협상을 진행 중이던 지난 10일 0시 1분부터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하는 조치도 강행했다. 다만 인상한 관세 적용을 개시하는 대상을 10일 0시 1분 이후 중국에서 출발하는 화물로 규정했다. 양국 간 선박 화물의 운송 시간이 약 한 달쯤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추가 협상을 벌일 시간을 벌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중국도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관세율을 기존 5~10%에서 5~25%로 인상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다만 적용 시기를 6월 1일로 발표해 추가 협상을 위한 여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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