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고령화로 노후준비가 시대적 화두로 떠올랐다. 이에 본지는 불안하고 막연한 노후를 고민하고 있는 독자를 위해 8회에 걸쳐 국민연금공단의 노후준비 상담사례를 연재한다. 공단은 노후준비지원법에 따라 노후준비지원센터로 지정돼 전 국민을 대상으로 무료로 교육과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재무적인 준비는 물론, 여가생활과 대인관계 개선에 대한 상담도 가능하다.
은퇴한 남편과 두 자녀를 둔 공무원 A씨(55)는 바쁘게 살다 최근에야 노후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됐다. 퇴직하면 공무원연금을 받고 남편이 3년 후부터 국민연금을 받아 큰 걱정은 없지만 자녀 결혼자금이 문제다. 금융권에 약간의 저축이 있지만 2명을 결혼시키기에는 부족하다. A씨는 격무에 시달려 스트레스가 많고 건강진단결과 심혈관 질환이 있는 것을 알게 됐지만 운동을 게을리하고 있다. 몇 년전 집 근처 수영장에 등록을 했었지만 몇 달하다 그만뒀다. 공직생활을 하면서 업무와 연관된 상담관련 자격증을 갖고 있어 이를 활용할 생각은 있지만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막연하다. 주말에는 좀 쉬고 싶은데 남편이 집에만 있어 부부사이에 최근 다툼도 잦아졌다.
37개 문항의 설문지를 통해 A씨의 노후준비 수준을 진단한 국민연금공단 중앙노후준비지원센터에서는 우선 자녀 결혼자금용 목돈마련 저축을 시작할 것을 권했다. 결혼시점을 미리 예측할 수 없으므로 원금손실이 발생하지 않고 중도인출 시 불이익이 없는 상품이면 괜찮다.
이어 A씨가 규칙적인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도록 했다. A씨처럼 시간적 제약이나 의지 부족으로 규칙적인 운동이 어려울 경우 건강보험공단 건강증진센터의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이곳에서는 의사, 운동처방사, 영양사 등 전문가들이 개인의 체력수준을 파악하고 맞춤 운동과 영양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준다. 정신건강 관리를 위한 전문기관도 소개해준다.
이와함께 배려와 이해를 바탕으로 부부관계를 개선하라고 조언했다. 통상 은퇴 이후에는 배우자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필요하다. 이때 ‘배우자 칭찬하기’가 좋은 방법이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배려해줘서 고마워”, “당신 덕분이야”라며 서로를 칭찬하고 차츰 횟수를 늘려가는 것이다. 배우자, 자녀와 함께 ‘마트가는 날’을 정하는 등 사소한 일을 같이 하는 시간도 늘려가도록 조언했다.
아울러 가장 잘 할 수 있고 보람도 느낄 수 있는 여가활동을 적극 찾아볼 것을 권했다. 100세 시대에는 은퇴 후에도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이 기간동안에도 삶의 보람과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많다. 1365 자원봉사센터 등을 통해 자격증을 활용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찾거나, 지자체나 지역문화원 등을 알아봐서 평소 배우고 싶었던 취미생활을 실천해 보는것도 좋은 방법이다.
상담 두달 후 A씨는 건보공단 건강증진센터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으며 보건소 물리치료 프로그램을 연계해줘 주기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상담을 받고 정신과 의사와 치료도 병행하고 있는데 정서적으로 많이 안정이 됐다. 또 배우자 칭찬하기를 실천하고 있는데 조금씩 배우자에 대한 태도가 개선돼 가고 있다. 또 자원봉사센터를 찾아가 봉사활동을 알아보던 중 본인이 갖고 있는 자격증과 관련된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재취업의 기회가 있음을 알게 돼 여가는 물론 은퇴후 소득활동 준비도 할 수 있게 됐다.
김대우 기자/dew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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