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뉴스 양대규 기자] 최근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업계에서는 미국의 이런 조치가 화웨이뿐만 아니라, 미국 반도체 업체들에 까지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직접적인 화웨이 제재 명령이 발동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인텔과 브로드컴, 마이크론, 퀄컴 등의 미국 업체들의 매출이 심각하게 떨어질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보통신 기술 및 서비스 공급망 확보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발동 하루만인 5월 16일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와 68개의 자회사를 제재 리스트에 추가하면서, 트럼프의 서명이 화웨이를 향한 직접적인 공격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이로 인해 화웨이는 미국 사업을 전혀 할 수 없게 됐다.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전면 금지됐으며, 다른 나라들의 IT 기업 일부도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지했다.
구글, 인텔, 브로드컴, Arm 등 화웨이와 계약 해지
5월 19일 미국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퀄컴, 브로드컴, 마이크론, Arm 등은 화웨이와 거래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며, 기술 계약도 해지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OS 공급 계약을 철회하며, 화웨이 제품에는 플레이 스토어 등 주요 구글 애플리케이션이 사라졌다. 마이크로 소프트는 윈도우 공급 중단에 대해서는 유보적이지만, MS 애저 웹페이지에서 파트너 업체로 화웨이와 화웨이 제품을 삭제했다.
모바일 AP를 공급하는 퀄컴과 모바일 프로세서 IP를 제공하는 Arm도 화웨이와 계약을 철회하며, 화웨이는 차기작 출시에 난항을 겪게 됐다. PCI 버스 표준을 제정하는 벤더들의 단체인 PCI-SIG, SD카드 표준을 만드는 SD협회 등도 화웨이를 회원사에 박탈했다. 또한 메모르 반도체 표준 등 반도체 표준을 정의하는 JEDEC에서도 화웨이는 탈퇴했다.
반도체 이미지(사진=Skitterphoto from Pexel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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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런 미국의 극단적인 조치로 미국의 반도체 부품 공급과 관련 기술 사용이 금지되며화웨이의 생존에 큰 위협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는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들에게도 일부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자립을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유럽 등 아시아 지역 협력업체의 부품 소싱 비중을 높이면서 미국 기업의 수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IC인사이츠 빌 맥클린 사장은 EE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화웨이와 같은) 스마트폰 회사나 다른 업체들의 앞으로 수십 년 후 미래 디자인에서 시스템을 위한 설계를 할 때 미국 이외의 부품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맥클린 사장은 중국 시스템 공급업체들이 선택한 대안이 조금이라도 실현 가능하다면, 미국 회사가 제공하는 부품이 아닌 대안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NXP반도체, 르네사스 등과 같은 회사 부품과 경쟁하는 부품을 보유하고 있다면, 중국 회사는 미국의 TI가 아닌 다른 공급업체 중 한 업체와 협력을 선택할 것이다.
맥클린은 "내일 당장 이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앞으로 진행될 어떤 기회에서 미국 공급업체들을 피할 것"이라며, "그들은 한국 기업들과 일본 기업들, 그리고 유럽 기업들을 볼 것이고, 대안이 있다면 그들은 그것을 선택할 것이다. 나는 그것을 보증한다. (미국에 대한)신뢰는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 반도체 자립에 190조원 투자 중"
10일(현지 시각) EE타임즈는 헨델 존스 국제비즈니스전략 대표의 인터뷰를 인용하며, "화웨이 공급 금지는 중국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는 중요한 노력을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중국 정부는 최근 몇 년 동안 이미 국내 반도체 생산량을 강화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쏟아 부었으며, 대규모 국내 반도체 시장을 공급하기 위해 해외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10년 동안 1600억 달러(약 190조 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헨댈 존스 대표는 중국이 여전히 TSMC나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접근할 수 있는 한 3~5년 안에 미국 반도체로부터 완전히 독립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화웨이에 부품이나 기술을 제공하는 미국 기업은 최소 70개다. 인텔, 퀄컴, 시린스, 브로드컴 등 대부분의 미국 반도체업체들은 미국 정부의 수출금지 조치를 준수하기 위해 화웨이 공급을 중단했다. 일본디스플레이, 도시바, TSMC 등 비미국계 업체들은 공급망 점검에 나서며, 미국 기술 제한 여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TSMC는 올해 말까지 화웨이의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에 웨이퍼를 계속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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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제재로 브로드컴, 퀄컴, 인텔, 마이크론 등 매출 하락 심각
업계는 우선 인텔, 브로드컴, 마이크론, 퀄컴 등이 트럼프 행정부의 금지 조치에 따라 화웨이에서 탈출하면서 매출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골드만삭스는 2018년 3분기에만 화웨이가 브로드컴의 매출 3억 달러(약 3545억 원) 이상을, 퀄컴은 2억 3000만 달러(약 2700억 원) 이상, 인텔은 9000만 달러(약 1060억 원)에 육박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마이크론은 최근 2019년 상반기 매출의 13%가 화웨이에서 나왔다고 밝힌 바 있다.
화웨이에 너무 의존적이라고 여겨지는 기업들의 주식도 증권가에서 하향조정되고 있다. 코보, 스카이웍스 솔루션, 키시라이트 테크놀로지, 인피, 루멘텀은 미국 정부의 금지 조치 이후 시장 분석가들에 의해 하향 조정됐다.
전문가들은 화웨이 금지가 장기적으로 미국 반도체 산업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도 있지만, 중국이 이른바 희토류 광물의 수출을 제한함으로써 화웨이 제재에 대한 보복조치를 택할 경우 미국 반도체 회사에 실질적인 충격이 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몇 주 동안 무역전쟁 와중에 희토류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고 화웨이 제재 이후 수출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반도체 생산에 중요한 희토류 광물의 90%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은 캘리포니아 등지에 희토류 광산이 있지만 주로 중국의 희토류 광산의 80%를 수입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의 한 전문가는 "중국이 국가 안보라는 이름으로 희토류 수출 금지 등을 시행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미국과 중국이 협상을 하더라도 미국에 대한 신뢰가 사라진 중국은 장기적으로 국내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일본, 유럽의 반도체 기업들과 손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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