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고유정(36·사진)이 경찰 조사에서 "전 남편으로부터 무시 당했다"며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16일 서울신문 인터넷판은 고유정이 경찰 조사에서 "전 남편이 이혼 후 언제든지 아이를 만날 수 있는 상황인데도 법으로만 해결하려고 해 기분이 나빴다. 전 남편으로부터 ‘아이 접견을 위한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문자를 계속 받았다. ‘내가 아이 엄마인데도 무시를 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고유정은 전 남편에 대해 경제적 문제와 관련한 불만을 표출했다고 한다. 결혼 후 전 남편의 해외 유학 생활비는 물론 육아까지 혼자 도맡았지만 자신을 무시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또 전 남편과 결혼 당시 본인 돈 4500만원 가량을 투자해 장만한 집이 있었는데, 이 집을 시아버지 명의로 등기 이전한 사실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고 한다.

신문은 또 고유정이 "전 남편이 매달 양육비를 보낸 것도 아니었다"며 전 남편 측 주장을 반박했다고 전했다. 그는 "(나는) 이혼 후 양육비를 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고 전 남편도 처음부터 양육비를 보낸 게 아니라 그냥 몇 번 보낸 것일 뿐"이라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고유정 진술에 대해 전 남편 강모(36)씨의 유족들은 모두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강씨의 동생은 "결혼 후에도 형이 계속 공부하는 것으로 서로 합의해 결혼했고 형은 국비 장학금을 받고 교환학생으로 1년간 네덜란드 유학을 다녀온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강씨 측 강문혁 변호사도 고유정이 냈다는 신혼주택 구입 자금은 이혼 후 고유정이 모두 회수해 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어 "아이 면접도 고유정이 갖은 핑계를 대며 응하지 않았고 일부 밀린 양육비는 일시불로 보내기도 하는 등 성실하게 보냈다"고 했다.

강 변호사는 "고유정이 자신도 전남편으로 인해 피해를 보았고 이런 감정들이 순간적으로 폭발해 우발 범행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을 펴려는 것 같은데 지금까지 드러난 증거로 볼 때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범행"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고유정은 경찰 조사에서 "전 남편이 덮치려 해 수박을 썰기 위해 손에 들고 있던 흉기를 한두 차례 휘둘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고씨가 전 남편을 만나기 전에 흉기를 준비하고 휴대전화로 ‘살해도구’ ‘시신유기’ 등을 검색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우발적이라는 고씨의 진술은 신빙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박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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