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피해자 유족이 18일 피의자 고유정(36)이 갖고 있는 아들(5) 친권을 상실토록 하고, 미성년 후견인 선임을 요구하는 심판청구서를 제주지방법원에 접수했다.

피해자인 ㄱ씨 유족측은 이날 심판청구서를 통해 “친권자에게는 민법상 자녀 거소지정권과 대리권까지 포괄적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고유정과 같이 잔혹한 패륜 범죄를 저지른 자의 경우 친권을 상실시킬 필요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의 자녀 복리와 장래를 위해 하루빨리 고유정 친권이 상실되고 후견인이 선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남편 ㄱ씨가 소유하고 있는 각종 특허권과 재산에 대한 상속인이 현재 아들로 돼 있는 만큼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고씨가 친권을 가져서는 안된다고도 설명했다.

후견인으로 전 남편 ㄱ씨의 남동생을 선임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했다.

고씨는 2013년 ㄱ씨와 결혼해 이듬해 아들을 낳았다. 2017년 초 협의이혼했으며, 친권과 양육권 모두 고씨가 가져갔다. 이혼 후 고씨가 아들을 한 차례도 보여주지 않자 ㄱ씨는 가사소송을 통해 면접교섭권을 얻었다. ㄱ씨는 면접교섭일로 지정된 지난달 25일 이혼 후 2년만에 고씨와 아들을 함께 만났다.

하지만 고씨는 이날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ㄱ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후 유기한 혐의(살인, 사체손괴, 사체 유기, 사체은닉)를 받고 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제주지검은 강력사건 전담인 형사1부에 사건을 배당해 부장검사를 팀장으로 총 4명의 검사를 투입해 고씨의 범행 동기와 범행 방법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보강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고씨의 동선과 진술 등을 토대로 제주~완도 여객선 항로와 완도항 주변, 고씨 가족 소유 아파트가 있는 김포 등지에서 시신을 수색하고 있으나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인천 재활용업체를 수색하는 경찰들.

한편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 15일 경기 김포시 한 소각장에서 뼈로 추정되는 물체 40여 점을 발견해 신원 확인에 들어갔다. 해당 물체는 처리과정에서 500∼600도로 고열 처리된 후 1∼2㎝ 이하로 조각난 채 발견됐다. 지난 14일에도 인천 서구 같은 재활용업체에서 라면박스 2개 분량의 뼈 추정 물체를 추가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긴급 감정의뢰 한 상태다.

앞서 지난 5일 인천 서구 한 재활용업체에서 발견된 뼛조각은 동물뼈로 결론났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고씨가 경기 김포시 가족 소유의 아파트에서 ㄱ씨의 시신을 2차 훼손한 후 흰색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린 것으로 추정하고 수색하고 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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