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 남편 살해사건‘의 피의자 고유정(36)이 다음 달 1일 재판에 넘겨질 예정이다.

검찰로 송치 중인 고유정.

제주지검은 고씨에 대한 수사를 이달 내 마무리하고 오는 7월1일 기소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고씨에게는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사체은닉 등 4가지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 12일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았다. 고씨의 구속 기간을 한차례 연장했으며, 다음달 1일이 최종 구속 만기일이다.

검찰은 그간 검사 4명으로 수사팀을 꾸려 경찰 수사에서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은 범행동기와 범행수법 등을 조사하는데 집중해왔다. 현재 검찰은 고씨에 대한 수사 진행 내용은 설명할 수 없다며 함구하고 있다. 다만 고씨가 경찰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입을 다물고 있어 수사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씨는 여전히 전 남편이 자신을 성폭행하려고 해 이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범행임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고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ㄱ씨(36)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펜션에 머물며 시신을 훼손한 후 27일 낮에 퇴실했다. 28일 저녁 시신을 실은 자신의 차량과 함께 완도행 여객선을 타고 제주를 빠져나가면서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있다. 여객선 내 폐쇄회로(CC)TV에는 고씨가 오후 9시30~37분 시신 일부로 추정되는 무언가를 바다에 유기하는 모습이 7분간 포착됐다.

고씨는 29일부터 31일 새벽 3시쯤까지 경기 김포에 있는 가족 명의 아파트에 머물며 2차로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것으로 경찰은 추측하고 있다. 경찰은 고씨의 진술과 동선 등을 감안해 제주~완도 여객선 항로와 완도항, 김포 자택 등을 중심으로 수색에 나섰으나 사건 발생 한달이 지나도록 ㄱ씨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경찰은 고씨가 청주에서 제주로 이동하기 바로 전날인 17일 청주의 한 병원과 약국에서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처방받은 점, 전 남편 ㄱ씨가 소송을 통해 면접교섭일을 지정받은 다음날인 10일부터 휴대전화를 통해 졸피뎀, 살해도구, 시신훼손과 유기방법 등을 검색해 온 점을 미뤄 계획범죄로 보고 있다.

살해 사흘전인 22일 칼, 표백제, 고무장갑, 세제 등 청소용품을 구매한 점, 훼손 도구를 청주에서 제주로 가지고 이동한 점, 차량을 청주에서 제주로 이동시킨 후 다시 시신을 싣고 돌아간 점 등도 계획범죄 정황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고씨가 전 남편인 ㄱ씨가 아들에 대한 면접교섭권을 행사하자 불만을 품었고, 전 남편의 존재가 재혼생활을 깨뜨릴 수 있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고씨 측은 우발적 범행임을 입증하기 위해 범행 과정에서 다친 것으로 보이는 오른손에 이어 허벅지와 왼팔 등의 상처에 대해서도 법원에 증거보전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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