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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슈 홍콩 대규모 시위

中·英, 홍콩 시위 두고 설전…“내정간섭” vs “자치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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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과 영국이 날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이 홍콩 시위와 관련해 "홍콩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약속을 어기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해 "내정간섭"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겅 대변인은 3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헌트 장관의 잘못된 발언에 대해 중국은 영국 측에 강한 불만과 반대를 표명했다"며 "그러나 영국은 아직도 과거 식민통치의 환상에 젖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중국은 홍콩이 반환된 후 반환 협정에 규정된 권리와 의무를 전부 이행했다"며 "중국 정부는 헌법과 기본법에 따라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확실히 시행했고, 홍콩 시민들은 전례없는 민주적 권리와 자유를 보장받고 있다"고 했다.

겅 대변인은 "영국이 홍콩 주민의 자유를 쟁취했다는 것은 뻔뻔한 생각"이라며 "영국이 홍콩을 식민통치 하는 동안 홍콩인들은 거리에서 시위할 권리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영국이 걸핏하는 (홍콩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것은 망상에 빠진 태도"라고도 말했다.

조선일보

2019년 7월 1일 오후 마스크를 쓴 홍콩 시위 참가자 한 명이 입법회(의회) 건물 내부로 진입하기 위해 쇠봉으로 유리벽을 부수고 있다. 이날 중국으로의 홍콩 주권 반환 22주년을 맞아 홍콩 시민 수만명이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 완전 철폐와 캐리 람 행정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에 참가해, 시위대 중 일부가 입법회 안으로 진입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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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지난 1일 홍콩 입법회(의회) 건물을 점거한 일부 시위대의 폭력 행위를 이유로 시위대를 탄압하면 안 된다는 헌트 장관의 발언에 대해 "영국 의회가 포위돼 공격과 난입을 당하고 파괴되면 영국 정부는 이를 좌시할 것인 지 헌트 장관에게 묻고 싶다"며 "입법회 난입은 법치를 해치고 사회질서를 파괴하는 엄중한 위법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겅 대변인은 "영국은 중국의 엄정한 입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이런 잘못된 발언을 삼가고 중국 내정에 심각하게 간섭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홍콩 반환 22주년 기념일인 지난 1일 송환법 반대 시위를 벌이던 홍콩 시위대 중 일부가 경찰의 제지를 뚫고 홍콩 입법회(의회) 건물에 강제 난입해 의사당을 점거한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홍콩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 등으로 시위대를 진압했다.

이와 관련, 중국은 시위대의 폭력성을 비난하며 홍콩 자치정부에 강경 대응을 사실상 권고했다.

영국은 이에 맞서 중국이 홍콩 반환 협정에서 약속한 일국양제를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헌트 장관은 전날 BBC 인터뷰에서 "국제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법적 합의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영중 공동선언에 명시된 홍콩인의 높은 자치권과 권리·자유가 존중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국 지도부에 관련 우려를 직접 표명했다고 전했다.

영국 차기 총리 유력 후보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도 홍콩 시위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날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홍콩 시민들은 인권을 제한할 수 있는 송환법에 불안해할 권리가 있다"며 "그들(홍콩인)을 지지하고 기꺼이 변호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 일국양제가 지켜졌고, 지금도 지켜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켜져야 한다는 것을 중국에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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