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1시47분 인사청문회 마무리 발언을 마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지친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사진=최민경 기자 |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8일 인사청문회에서 위증논란이 불거진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즉각 사퇴를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윤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과거 자신이 뇌물사건에 휘말린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인을 소개했다고 직접 말한 통화 녹취파일이 공개돼 위증논란이 일었다.
해당 파일은 한 인터넷 매체가 입수해 보도한 2012년 당시 한 기자가 윤 후보자와 진행한 전화 인터뷰 녹취 파일이다. 녹취 음성에서 윤 후보자는 친분이 있는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친형인 윤 전 서장이 2012년 비리 의혹 사건에 연루되자 대검 중수부 후배 출신인 이남석 변호사에게 "네가 윤 전 서장을 만나보라"고 말했다.
윤 후보자는 녹취파일이 공개되기 전 이 변호사에게 윤 전 서장에게 연락하라고 전한 적 있지 않느냐고 묻는 주광덕 한국당 의원 질문에 "그런 사실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는 녹취파일이 공개되자 "법적으로 문제되는 것은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윤 전 서장이) 선임은 안 했다"고 해명했지만 야당의원들 중심으로 공격이 이어졌다.
변호사법 제37조에 따르면 재판이나 수사 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이 직무상 관련 있는 법률 사건을 특정 변호사에게 소개·알선하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36조에도 재판기관이나 수사기관의 소속 공무원은 자기가 근무하는 기관에서 취급 중인 법률 사건이나 법률 사무의 수임에 관해 당사자나 그 밖의 관계인을 특정한 변호사나 그 사무 직원에게 소개·알선·유인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이같은 조항들을 두고 윤 후보자가 변호사법을 위반한 데다 앞선 청문회에서 위증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인사청문회는 온종일 국민들이 우롱당한 거짓말 잔치였다. 거짓말로 국민을 속인 부분에 후보자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는 "하루종일 모르쇠로 일관하다 녹취파일을 통해 거짓증언임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변호사법 위반도 위반이지만, 법질서를 수호해야 할 자가 당당히 위증하는 것을 목도하는 비극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정권 도덕성의 몰락을 알게 된 청문회였다. 정권의 검증부실을 다시 증명했다"며 "후보자는 즉각 사퇴해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같은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청문회에서 위증한 검찰총장은 있을 수 없다. 윤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한다"며 "윤 후보자가 버티면 버틸수록 논란은 증폭되고 사태는 확산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오 원내대표는 "특별한 이슈없이 무난히 마무리될 것 같았던 청문회가 막판에 윤 후보자가 하루종일 국민에게 거짓말 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다른 문제는 차치해도 청문회장에서 하루종일 거짓말한 사실은 도덕성 차원에서 용납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조준영 , 백지수 기자 c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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