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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자율형 사립고와 교육계

자사고 폐지로 8학군 부활?… 교육부 “대입전형 다양화로 강남 쏠림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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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절반 서울에…그 절반이 ‘재수’

“대입성과, 학원 덕인지 학교 덕인지…”

다른 학군 지원학생 해마다 줄고

작년 강남권 배정 비율도 낮아져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 평가 뒤 일각에서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하면 강남 8학군이 부활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교육부가 직접 근거를 제시하며 “그러한 주장은 과도한 우려”라며 학부모의 불안감을 진화하고 나섰다.

김성근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은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수시나 학종(학생부종합전형)과 같은 다양한 대입 방식과 고교 내신의 상대평가 기조 속에서 학생들이 강남 8학군으로 전입해야 할 유인 요소가 많이 줄었다”며 “교육부는 강남 집값이 오를 거라거나 풍선 효과가 클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이날 배포한 자료를 살펴보면, 서울 지역에서 일반고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학교 배정 방식은 정원의 20%를 뽑는 1단계에서 학군과 무관하게 2곳을 지원할 수 있다. 즉 별도 전출입 없이 자신이 원하는 서울 지역 학교 어디에나 지원할 수 있다. 다음으로 40%를 배정하는 2단계에서는 11개로 나뉘는 거주지와 인근 학군 내에서 2곳을 지망할 수 있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통합학군 내에서 추첨을 통해 학교를 배정하는데 거주지 우선 원칙이 적용된다.

현재 자사고 등은 1단계와 동시에 모집해 자사고 지원자는 2단계부터 지원 가능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서울 지역 타 학군 지원 학생수 및 비율 추이’를 보면, 그 수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엔 서울 지역 전체 고등학생들의 8%에 해당하는 5752명이 타 학군 고등학교로 지원했다면, 2017년엔 4437명(8%), 2018년엔 3551명(7%)이었다. 이는 고등학생 10명 중 9명은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고등학교로 진학했고, 타 학군으로 지원하는 학생 수도 감소세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특히 지난해 타 학군 거주 학생들 중에서 강남·서초 학군으로 배정된 비율은 4.1%로, 중구 38.9%나 성동·광진 9.3%에 견주면 매우 적었다. 김 실장은 “학부모들이 어떤 정보를 듣는가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데, 자사고나 강남으로 간다고 해서 꼭 입시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라며 “실제로 이런 제도 변화로 자사고 경쟁률은 감소 추세였다”고 밝혔다. 서울 지역 자사고 모집 경쟁률은 2016년 1.8 대 1 정도였는데, 지난해와 올해는 1.1 대 1에 그쳤다.

한편, 이날 교육부는 다른 시·도에 비해 서울에 자사고가 과도하게 많이 설립됐다는 점과 일반고 대비 자사고 졸업생들의 재수 비중이 높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전체 자사고 중 약 52.4%가 서울에 편중돼 있으며, 일반고(189곳) 대비 자사고(22곳) 비율도 11.6%로 전국 최상위였다. 전국적으로 일반고 대비 자사고 비율은 2.8%에 불과하다. 서울 지역 자사고의 재수생 비율은 46.4%였는데, 자사고인 휘문고의 재수생 비율은 65.3% 등으로 졸업생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재수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실장은 “자사고 출신 2명 중 1명이 재수하고 있는데, 이 학교들의 (대입) 성과가 대치동 학원의 성과인지 자사고의 성과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실장은 “자사고 남설 등으로 교육 정책이 흔들리고 과도한 경쟁 체제가 유지되면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미래 사회 준비가 힘들어졌다”며 “이제는 경쟁이 아니라 협업과 협력을 가르치면서 맞춤형 개별 교육 과정을 제공하는 선진국 시스템으로 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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