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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좋은데이’ 무학 글로벌 확장 도전, "이번에는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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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60%, 롯데주류 35% 점유율 베트남 소주 시장 도전...현지 직접생산

이코노믹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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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경남 지역을 대표하는 소주 브랜드 ‘좋은데이’를 제조하는 주류업체 무학이 국내 주류업계 최초로 해외(베트남) 공장에서 직접 제품 생산을 시작하며 영역 확장을 시도했다. 무학은 2017년 인수한 베트남 주류업체 ‘빅토리(VICTORY)’사의 공장을 인수하고 올해 3월부터 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한국 소주 붐이 일며 현지에서 국내 주요업체들이 치열하게 마케팅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무학의 시장 확장에 대해서는 업계에서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는 무학이 수도권 시장 확장 과정에서 겪은 실패 때문이다.

국내 주류업계 최초 해외공장 직접생산

무학은 지난 2017년 보드카 등 주류와 다양한 음료를 생산, 판매하는 베트남 주류회사 빅토리(VICTORY)‘사 공장을 인수했다. 이후 무학은 자사 브랜드 소주 ‘좋은데이’의 원활한 생산을 위해 현지 시설을 다시 손보고, 베트남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제품 개발을 마치고 생산에 들어갔다. 이는 국내 주류 대기업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가 유통과 마케팅을 담당하는 베트남 현지 법인을 세우고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을 수출하는 방식으로 현지에 제품을 판매하는 것과는 확실한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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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은 글로벌 시장 확장으로 사업의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무학 관계자는 “베트남 직접 생산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베트남 인근의 동남아시아 시장 확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은 최근 ‘포스트 차이나’ 시장을 찾는 글로벌 기업들의 적극적 투자, 35세 이하 경제활동인구가 9500만 인구 중 약 60%를 차지하는 비중 등 경제 성장의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ㆍ롯데 등 국내 대기업들의 진출로 우리나라에 대해 긍정적으로 변하면서 국내 소비재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대표적 인기 품목이 바로 ‘주류’다.

특히 베트남의 소주 시장은 동남아시아 전체 소주시장에서 30%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큰 시장이기에 소주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들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베트남으로 몰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지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소주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하는 입지를 다졌다. 이에 질세라 롯데주류도 베트남 다낭공항에 면세점에 입점하는 등으로 현지 입지를 넓혔고 현재 베트남 소주 시장에서 점유율 약 35%를 차지하고 있다. 즉, 소주라는 품목에서 베트남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약 90%가 한국 브랜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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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의 베트남 시장 확장은 국내 브랜드의 해외 진출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무학은 근간인 경남 시장을 놔두고 서울 등 수도권 시장에 마케팅을 집중했다가 본가인 경남시장에서 전국구 브랜드인 하이트진로 ‘참이슬’과 경남의 라이벌 기업인 대선에게 점유율을 뺏기는 위기를 맞았다.

2017년 1월 약 20.4%를 차지했던 ‘대선’의 부산시장 소주 점유율(업소 제외)은 1년만에 53%까지 올라갔고 무학의 좋은데이를 제치고 부산 소주 점유율 1위에 올랐다. 당시 업계에 따르면 가정용이 아닌 음식점 등 업소에서 대선의 소주 점유율은 약 60%를 넘었다. 여기에 한동안 매각설이 돌았던 하이트진로 마산 맥주공장이 지난해 3월 8일 ‘참이슬’ 생산시설 전환으로 결정되면서 무학에는 직접적인 위기로 다가왔다.

성장의 근간인 경남 지역에서 소주 점유율 하락으로 위기를 감지한 무학은 서울 지역의 마케팅, 홍보 조직을 즉각 철수시켰고 영업 조직 개편을 통해 다시 경남을 포함한 지방 영업을 다시 강화시켰다. 당시 무학의 수도권 시장 확장은 주된 수요의 근간을 간과한 실패사례로 업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브랜드의 해외 진출은 매우 긍정적인 일”이라면서 “현지 직접 생산을 통한 비용의 절감으로 마케팅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접근한다면 현재 베트남에 불고 있는 한국 소주 붐을 고려할 때 이번 직접 생산은 무학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의견도 있다. 현재 베트남의 한국 소주 붐은 ‘한국에서 수입돼 믿을 수 있는 제품’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젊은 소비자들의 소비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에 현지에서 생산한 제품이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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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주류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에서는 해외(한국)에서 수입된 소주에 표기하는 별도의 ‘코드’가 있고 베트남 젊은이들은 이 코드를 보고 한국에서 수입된 제품을 구별하고 찾는다”면서 “한국 생산에 대한 ‘프리미엄’이 있는 소주가 베트남에서 생산된다고 해서 특별히 유리한 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학은 수도권 시장 확장의 실패를 딛고 이번에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현지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분면 기회도 좋고, 글로벌 시장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의도도 좋다. 그러나 국내 대기업들이 이미 강력한 마케팅으로 점유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경쟁시장에서 확실한 차별이나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점은 없다. 과연, 무학의 도전은 이후의 무학이 계획하고 있는 글로벌 진출에 있어 긍정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을까.

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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