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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여행을 스트리밍한다...우티에서 우버로 [일본, 그리고 우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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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최진홍 기자] 코로나 팬데믹이 종료된 후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실제로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일본을 찾은 한국 관광객은 135만명을 기록해 전년 전체 방문객보다 무려 6만명이나 많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만나는 등 한일관계 정상화에도 속도가 붙으며 현해탄을 건너 일본여행의 진수를 찾으려는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우버가 일본으로 떠나는 한국인 관광객들의 충실한 '발' 역할을 해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우버는 한국에서 티맵모빌리티와 함께 가맹택시 우티 및 일반택시호출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택시호출을 중심으로 우버이츠 등의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한국에는 우버이츠가 없지만 일본에는 가맹택시가 없다. 두 나라 모두 우버X는 아니지만 각각의 사정에 따라 택시업계와 협력,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중이다.

그 연장선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은 우티 하나면 한국에서 일본으로 이어지는 '심리스'한 여행 경험, 자연스럽게 여행을 '스트리밍'하는 경험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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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티를 열어 김포공항으로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이렇게 된 이상, 일본으로 간다. 도쿄 긴자거리를 걸으며 그 옛날 시마 과장 아니 시마 회장의 발자취를 더듬으며 5월의 봄여행을 만끽하리라. 17일. 한국을 뜬다.

집에서 김포공항으로 이동해야 한다. 스마트폰을 넘어 우티 앱을 열어 택시를 호출하자. 일반택시와 우티(UT)택시, 모범택시 등이 보인다. 그 중 하나를 잡으니 바로 택시호출예약이 끝났다. 픽업지점이 표시되고 콜에 응한 택시가 달려오는 것이 실시간으로 지도에 표시된다.

"안녕하세요" 기분좋은 인사와 함께 택시가 멈춘다. 짐을 택시 트렁크에 실은 후 탑승하자 내비게이션에 목적지인 김포공항으로 향하는 경로가 자동으로 뜬다. 스마트폰에서도 탑승을 알리는 알람이 동시에 뜬다. 이 과정에서 말은 필요없다. 택시는 부드럽게 출발한다.

목적지인 김포공항 출국장에 순식간에 도착했다. 미리 저장해 둔 결제정보 덕분에 신용카드나 현금을 낼 필요도 없이 바로 하차할 수 있다. "좋은 여행 되세요" 택시기사의 목소리에 산뜻함이 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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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우티 등을 통해 호출한 택시의 기사들은 유난히 친절하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본인의 얼굴과 차량번호가 일시적으로 앱에 공개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별점 5개를 줬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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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손에 들린 랜턴의 정체는?
일본 하네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날씨는 덥고 햇살은 뜨겁다.

일본의 공항이지만 한글로 친절하게 적혀있어 이동하는 것에 큰 무리가 없다. 4월 말부터 코로나19 음성결과지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며, 세관 및 입국심사 모두 사전 작성한 QR로 대체하니 모든 것이 광속패스다.

주변을 돌아보니 우버 광고판들이 선명하게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곳곳마다 우버의 브랜드를 알리는 광고들이 기막히게 배치되어 있다. 현지 일본 사람들에게 우버가 그 만큼 친숙하다는 뜻이다.

공항에도 도쿄 긴자에 위치한 호텔로 이동할 시간. 짐을 찾아 공항 게이트를 빠져나오니 우티가 어느새 우버로 변해있다. 한국의 서비스에서 일본의 서비스로 알아서 변신한 셈이다. 사실 미국을 가도, 유럽을 가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우티를 쓰는 이들은 외국으로 간 순간 우버로 활용할 수 있다.

우티가 우버로 되었지만 모든 메뉴가 영어, 혹은 현지어로만 구성된 것이 아니라는 것도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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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학창시절부터 영어를 공부했으니 무려 20년이다. 그러나 아직도 영어를 보면 가슴이 쿵쾅거리고 눈 앞이 캄캄해진다. 한국 주입식 교육의 폐해(?)를 몸소 체험한 입장에서 영어는 역시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다만 우버로 변한 우티는 이러한 씁쓸함을 어느정도 달래준다. 모든 앱 UX가 한글은 아니지만, 메뉴 하나하나를 살펴보고 앱을 사용하는 것에는 무리가 없다. 20년간 영어라는 놈의 추격을 피해 도망치고 있는 자의 생생한 증언이다.

친절한 한글지원에 이어 이동 자체도 간편하다. 우버X는 아니지만 우버를 통한 택시호출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쉽다. 비록 미국처럼 우버 전용 스테이션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항에 택시호출을 위한 별도의 스테이션은 존재한다.

우버블랙을 호출하자 토요타의 알파드 Executive 라운지 모델이 나타났다. 우버와 협력하는 일본 법인택시 회사가 보유한 차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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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을 입고 하얀 장갑을 착용한 기사가 깎듯한 인사와 함께 등장했다. 혹자는 이를 과잉친절이라 부르며 부담스러워 한다지만, 솔직히 과잉친절이라도 해외 나오니 그 자체가 반갑고 안심되는 것은 사실이다. 기사의 도움으로 짐을 차량에 실어넣은 후 매끄럽게 호텔에 도착했다.

굳이 되지도 않는 영어나 일본어를 할 필요가 없다. 한국에서 미리 결제정보를 입력한 상태에서,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후 도착지만 앱으로 설정하니 모든 것이 광속패스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국의 자택에서 김포공항을 거쳐 하네다 공항, 이어 일본 도쿄 긴자에 있는 호텔까지. 사실상 묵언수행을 하며 올 수 있었다. 모든 여행의 경험은 쉽고 끊기지 않았으며 제일 말을 많이 할 때가 김포공항 면세점에서 쇼핑할 때와 호텔에 도착해 체크인하며 밥먹는 곳이 어디냐 물어볼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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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으로 이렇게 쉽고 편하게 올 수 있는 것이었구나. 위아더 월드, 위아더 챔피언을 되뇌이며 슬쩍 뒤를 돌아보니 일본 우버블랙 기사가 뒷자리에서 랜턴을 비추며 무언가를 찾는 장면이 보였다. 혹시 손님이 뭔가 물건을 두고 내리지 않을까 싶어 샅샅이 찾는 중이라고 했다. "이렇게 까지?" 세상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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