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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보수 대 보수’ 격전 예고…TK가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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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겨냥 홍준표·김병준 ‘눈독’…한국당 50% 물갈이설…현역 연쇄 이동 등 지각변동 클 듯

경향신문

지난 2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대구·경북(TK) 합동연설회가 열린 대구 엑스코 앞 바닥에 대형 태극기가 깔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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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TK)이 들썩이고 있다. 최근 자유한국당 TK 의원들의 의원직 상실이 잇따른 데다, 일부 의원들이 지역구 이동을 노리면서 지각 변동이 시작된 것이다. 한국당 김병준·홍준표 등 전 대표들이 속속 TK행을 선택하면서 예선전도 치열해졌다. 당내 ‘50% 이상 물갈이’설도 TK 정치 지형을 흔드는 요소다. 한국당 예비후보들이 일찌감치 ‘안전지대’(TK)로 몰리는 현상은 한국당의 위기상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현재 TK 지역구 2곳에 국회의원이 없다. 한국당 이완영(62·경북 고령성주칠곡)·최경환(64·경북 경산)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한 탓이다. 무주공산이 된 2곳에 다수 후보가 뛰어들었다. 최 의원 지역구에는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안국중 전 대구시 경제통상국장 등 5~6명이 거론된다. 이 의원 지역구에는 성주군수를 지낸 김항곤 당협위원장, 이인기·홍지만 전 의원 등 약 10명의 예비후보가 언급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맡아 ‘황교안 체제’ 핵심 권력임을 인증한 김재원 의원(55·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의 지역구도 심상치 않다. 현역은 김 의원이지만 당협위원장은 박영문 전 KBS 미디어 사장이다. 여기에 한국당 비례대표인 임이자 의원이 상주에 사무소를 내고 공략에 나섰다. 김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 지역구인 대구 북구을로 옮길 것이란 말도 나온다. 대구 북구을엔 주성영 전 의원 출마설도 돌면서 연쇄 지각 변동도 예고된다.

전직 대표들도 TK행에 올랐다.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 김부겸 의원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과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12일 대구에서 지지모임인 ‘징검다리포럼’ TK지부 창립식을 했다. 홍준표 전 대표도 대구 수성갑 출마 의지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김 전 비대위원장이 동구을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처럼 한국당 유력 예비후보들이 TK로 몰리는 이유는 TK가 보수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비록 황교안 대표의 대권 지지율과 당 지지율은 민주당에 뒤지지만 TK만큼은 분위기가 다르다. 한 대구 지역 의원은 “TK의 민주당 2석은 물론 바른미래당(유승민 의원)과 우리공화당(조원진 대표) 지역구도 원하면 찾아올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TK 내 교통정리는 간단하지 않다. 총선 전 보수 통합의 ‘미리보기’를 TK에서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의 TK 지역구 배분은 바른미래당과 우리공화당 중 어떤 정당과 어떻게, 어떤 식으로 손잡을지를 결정하는 보수 재편의 밑그림이라는 의미이다. 유승민 의원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의 한국당 당협위원장은 비례대표 김규환 의원이고, 이곳에는 김 전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우동기 전 대구시교육감,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등이 출마 채비를 갖추고 있다. 또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가 있는 대구 달서병의 한국당 당협위원장은 비례대표인 강효상 의원이다.

이 같은 상황은 보수 재편의 첫 단계가 TK 지역 공천 협상이 될 것이라는 점을 방증한다. 길게는 보수진영이 TK 지역을 배분할 때 선거 연대부터 당 대 당 통합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보여준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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