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침에 따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미·중 무역관계 개선을 위한 협상을 지속하기 위해 상하이로 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미·중 협상은 30일 시작되며, 중국 측에서는 류허 부총리가 협상단을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협상은 30일부터 이틀간 진행될 예정이다.
백악관은 "협상은 지식재산권, 기술이전 강요, 비관세장벽, 농업, 서비스, 무역적자, (합의 시) 이행문 등을 포함해 다양한 이슈를 아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만남의 장소를 베이징이 아닌 상하이로 선택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이 대외 개방 의지를 미국 측에 어필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에 이어 올해도 '국제수입박람회'를 상하이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작년 1회 박람회 당시 시 주석은 '개방과 수입 확대'를 강조했다.
이번 상하이 협상에서는 '화웨이 이슈'가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가 "북한의 3G 이동통신망 구축과 유지에 화웨이가 몰래 관여해왔다"고 보도한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에 대해 다소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는 모양새다.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과 면담한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에 대한 수출 허용 문제와 관련해 "적시에(timely)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미국 기업 35곳에서 화웨이에 대한 수출을 위해 제재 면제 약 50건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로스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수출 허용을 위해) 매우 우호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면서도 "안보에 민감한 것들은 다른 카테고리이며 우리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미국이 중국과의 협상에서 화웨이에 대한 제재 완화 범위 등을 놓고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중은 무역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서로에게 유화적 손짓을 보냈다. 우선 양측은 지난 9일과 19일 두 차례에 걸쳐 전화 접촉을 하고, 대면 협상 일정 등을 논의했다. 나아가 미국은 중국산 제품 110개 품목에 대한 고율 관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미국 농산품 대량 수입' 요구를 사실상 수용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중 협상단 대표가 직접 만나는 것은 무역 긴장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긍정적인 행보"라고 평가했다.
다만 무역협상이 재개되더라도 실제 타결까지는 상당 시일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5월 9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협상은 무역 합의 법제화와 합의 강제 이행장치 마련, 화웨이 제재 완화 이슈 등 안건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결렬됐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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