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44명 폭동죄로 기소 방침…"총엔 콩 장전했다"
시위대에 폭죽 터뜨린 차량도 있어…6명 부상
홍콩에서 30일 밤(현지시간) 한 경찰관이 송환법 반대 시위대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다.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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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홍콩 당국이 시위 참가자 44명을 폭동 혐의로 기소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시위대가 항의하러 경찰서로 몰려가자 경찰이 시위대에 총을 겨누는 일까지 발생했다.
3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쯤부터 마스크를 쓰고 검은 옷을 입은 시위대 수백명이 콰이충 경찰서와 틴수이와이 경찰서를 에워싸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지난 주말 시위 현장에서 구속된 시민들이 수감된 경찰서를 찾아가 이들이 '명예로운 전사'라며 "홍콩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한 죄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들은 방패와 곤봉으로 무장한 채 경찰서 대문을 사이에 두고 시위대를 막았다.
이날 오후 10시가 넘어 콰이충 경찰서에서는 경찰들이 건물에서 나와 시위대를 해산시키려 하면서 시위대와 충돌을 빚었다. 경찰들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쏘았고, 당시 한 경관은 시위대를 향해 레밍턴 샷건(산탄총)을 겨누기도 했다.
현장에 있었던 크리스틴 캄(30)은 "한 경찰이 사람들에게 총을 겨누고 있었다"며 "아무런 경고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찰들이 지하철역에 있는 사람들에게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SCMP에 따르면 경찰 측은 당시 총을 콩으로 장전했다며 이 경관이 시위대에 둘러싸여 폭행을 당한 후 겨눈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공개된 영상에서는 시위대가 경찰들에게 빈병과 우산 등을 던지며 쫓는 모습도 담겼다.
31일 오전 0시45분쯤 연행됐던 대부분의 시위 참가자들이 보석으로 석방되면서 콰이충 경찰서 앞에 모였던 시위대는 해산했다. 그러나 수십명은 미처 석방되지 않은 1명을 기다리기 위해 남아있기도 했다.
31일 오전 2시30분쯤 틴수이와이 경찰서 앞에서는 한 자동차가 지나가면서 시위대를 향해 위협적으로 폭죽 몇 발을 터뜨렸다. 이 과정에서 6명이 다쳤고, 시위대는 소리를 지르며 폭죽을 끄려고 시도했다. 부상자들은 곧바로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31일 오전쯤에는 모두 퇴원했다고 알려졌다.
최근 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오는 8월2일에는 홍콩 공무원 노조도 반송환법 시위에 참가할 것이라고 밝혀 사태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홍콩에서 30일 밤(현지시간) 마스크를 쓴 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폭동 혐의' 기소에 반대하며 구속된 시위대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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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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