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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불붙는 OTT 시장

76th 베니스국제영화제, 올해도 넷플릭스 품었다…韓영화는 전무 [8월영화제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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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김노을 기자

이탈리아 베니치아를 달굴 베니스국제영화제가 올해도 넷플릭스를 품으며 다양성 경향을 이어간다. 해마다 베니스의 문을 두들기던 한국영화가 경쟁부문 진출에 실패한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오는 28일부터 9월 7일까지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리는 제76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는 개막작을 비롯해 총 21편의 작품이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올해 개막작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프랑스에서 찍은 ‘진실’(더 트루스)이다. 제71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어느 가족’ 이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으로 배우 까뜨린느 드뇌브, 줄리엣 비노쉬, 에단 호크, 루디빈 사니에 등이 출연한다. 개막작인 ‘진실’을 포함해 아시아 영화는 중국 로예 감독의 ‘새터데이 픽션’, 양범의 ‘넘버 세븐 체리 레인’ 등이 경쟁부문 진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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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회 베니스국제영화제가 개최된다. 사진=제76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공식 트위터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세계 3대 영화제 중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한다. 오랜 전통을 가진 영화제인 만큼 예술성이 높은 작품 위주로 초청하며, 예술영화를 지향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하지만 필름마켓을 토대로 세력을 확장한 칸 국제영화제 등 다수 영화제에 명성을 위협 받으며, 이들의 시도에 자극받아 쇄신을 꾀하기도 했다.

시대 변화의 흐름을 읽기라도 한 듯 다양화된 영상 플랫폼, 스트리밍 서비스를 수용한 것 역시 베니스국제영화제의 새로운 시도다. 지난해 베니스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멕시코 출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를 황금사자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그간 수많은 명작을 만들어온 알폰소 쿠아론의 ‘로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감독의 자서전 격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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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 수상에 이어 베니스국제영화제가 올해도 신규 영상 플랫폼 포용 전략을 이어간다. 사진=넷플릭스


권위의 영화제의 ‘로마’ 선택은 영화계 안팎으로 화제를 모았다. 무엇보다도 프랑스 극장 업계가 등 돌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넷플릭스에 까다로운 조건을 내건 칸 영화제와 전혀 다른 행보라는 점이 이목을 끌었다. 만약 넷플릭스 영화가 초청을 받고 싶다면 온라인 오픈보다 극장 개봉을 우선시하는 게 칸의 조건이었다. 온오프라인 동시 공개 전략을 내세우는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무리한 요구와 다를 바 없었고, 결국 넷플릭스는 출품을 거부했다. 보수적인 칸이 신규 플랫폼 대신 극장을 택한 대가는 혹독했다. 그해 ‘로마’는 물론 코엔 형제의 ‘카우보이의 노래’, 폴 그린그래스의 ‘7월 22일’은 베니스국제영화제의 몫이 됐고 칸은 보수성을 버리지 못한 채 퇴보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발 빠르게 넷플릭스를 포용한 베니스국제영화제의 경향은 올해도 지속된다.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더 런드로맷’과 노아 바움백 감독의 ‘메리지 스토리’ 등 넷플릭스 영화 2편이 초청작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 좀 더 빨리 전 세계 관객들과 만난다. 아울러 두 작품 모두 할리우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톱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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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더 런드로맷’이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사진=넷플릭스


시대 흐름에 올라탄 베니스국제영화제지만 아쉬움도 존재한다. 올해 21편의 경쟁부문 진출작 중 여성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2편에 불과하다. 섀넌 머피 감독의 데뷔작 ‘베이비티스’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첫 여성감독 하이파 알 만수르의 ‘더 퍼펙트 캔디데이트’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여성감독 영화가 1편뿐이던 것에 비하면 1편 더 늘어났지만 여전히 여성감독들에게 곁을 내주지 않는다는 점은 안타깝다. 그런가하면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으로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에서 제명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신작 ‘나는 고발한다’가 경쟁부문에 진출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한국의 경우 신상옥 감독의 ‘성춘향’(1961) 출품 이래 해마다 작품을 출품해왔다. 임권택 감독이 연출한 ‘씨받이’(1987)로 배우 강수연이 제44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 수상한 것이 최초의 수상이며, 이후 이창동, 김기덕 감독과 배우 문소리가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도 역시 다양한 한국 영화가 출품됐으나 황금사자상을 다투는 경쟁부문 진출에는 실패해 아쉬움을 남긴다.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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