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폭염에 온열질환자 1200명까지
-절반이 땀 많이 흘리는 열탈진(일사병) 환자
-낮 시간 활동 피하고 수분 섭취 충분히 해야
땀이 많이 나는 날씨에는 물을 수시로 마셔 탈수를 막아야 한다. |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 에어컨 설치기사 박모(35)씨는 요즘 일을 나갈 때 꼭 챙기는 것이 있다. 바로 냉장고에 꽁꽁 얼려둔 생수병이다. 더운 여름에 밖에서 일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땀이 비오듯 하는데 수시로 물을 마셔야 탈수 증상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아서다. 특히 며칠 전 직장 동료가 작업하는 도중 어지러움을 느껴 물건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부상을 입었다는 얘기를 듣고는 자신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온열질환자 절반 이상이 땀을 많이 흘리며 힘이 없어지는 열탈진(일사병) 증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땀을 많이 흘릴때는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줘야 탈수 증상을 막을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온열질환 감시체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온열질환자는 총 1200명으로 파악됐다. 이 중 사망자는 6명이었는데 이들 모두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된 7월 말부터 8월 초에 발생했다. 다만 기록적인 폭염을 보였던 지난 해 같은 기간 총 3569명의 온열질환자와 4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적은 편이다. 환자 중에는 50대가 244명으로 가장 많았고 직업별로는 단순노무종사자(274명), 농림어업 종사자(133명) 등이 가장 많았다.
한편 질환별로는 열탈진 환자가 681명으로 전체 온열질환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열탈진은 열로 인해 땀을 많이 흘려 수분과 염분이 적절히 공급되지 못하는 경우 발생한다. 보통 열탈진은 일사병으로 부른다. 주요 증상은 땀을 많이 흘리고 얼굴이 창백해지는 것이다. 체온은 40℃ 이하로 크게 상승하지는 않지만 극심한 무력함과 피로를 느낀다. 근육경련, 오심, 구토, 어지럼증 등도 나타난다.
이덕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열탈진은 심하게 더위를 먹은 상태라고 말할 수 있는데 주로 고온 다습한 날 오랜 시간 힘든 일이나 운동을 한 후 발생한다”며 “열사병과는 달리 아직 체온조절중추가 살아있기 때문에 체온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오르지는 않지만 체온 조절을 위해 흘린 많은 땀 때문에 수분과 전해질 균형이 깨져 발생한다.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열사병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열탈진이 발생하면 즉시 하던 작업을 중단하고 서늘한 곳으로 환자를 옮겨야 한다. 이후 다리를 높인 상태로 똑바로 눕힌다. 의식이 있다면 물이나 이온음료를 섭취하도록 한다.
조현 순천향대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의식이 없는 경우라면 기도로 물이 넘어갈 수 있어 먹이지 말아야 한다”며 “의식이 없는 상태가 되거나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지체하지 말고 바로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열탈진뿐만 아니라 열사병, 열경련 등 다른 온열질환에도 예방법은 체온을 낮추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다. 이덕철 교수는 “체감온도가 최고조에 달하는 오후 2~5시까지는 야외 활동이나 작업은 피해야 한다”며 “여름철 작업 중에는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15~20분마다 한 컵 정도의 물이나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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