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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2015~2019년]서양화가 안준섭Ⓓ‥일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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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는 돌(Rolling Stone #327), Acrylic on paper, 99.5×70.5㎝, 2018 안준섭 그림들은 사실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의 표현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 결과 빚어진 장면들로 이어지고 있다. 이곳엔 세상을 독해하는 방식과 의도의 명징함을 투영한 틈, 그리고 확장일로의 경계와 분리된 지형적인 요소의 파편, 새로운 생경함을 창조하고 사회적 관계성을 변증법적으로 섞으려는 작가의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 여기서 색과 선의 조합은 의미적이다. 경험적 사고 없이는 존재하지 않을 것들이다.10)

그런 점에서 그의 작품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균등하게 산포하는 유일한 도구이면서 존재성과 의미를 담아내는 거푸집이다. 내면과 마주하는 통로이자 거울이고, 자신만의 예술적 정신과 가슴에 끝없이 쌓이는 희로애락을 담은 장렬한 장소/공간11)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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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는 돌(Rolling Stone #400), Acrylic on paper, 149×216.5㎝, 2018 한편 누구에게나 인식 가능할 만큼 이해가 원활한 것도 아니고, 취합의 구조 역시 이치를 따지기도 어려우나, 그는 물리적, 심리적 제약 혹은 원초적 내면을 작품에 그대로 수용하여 자연스럽게 삶의 일상성이 미술에 침투하게 둔다.

그런 탓인지 그의 작업에는 끊임없이 길을 잃고 헤매면서 길을 찾으려는 뜨거운 몸짓, 현실을 터전으로 한 억눌림 과 비틀림, 작가로서-인간으로써 살아야 할 동시대 희망과 애환이 서려 있다.

이밖에도 그의 작업에는 불안한 위치,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예술가 이자 현대인으로써 불가피해 보이는 상황을 은연 중 녹여내고 있다. 필자는 문득 이것이 그의(서양화가 안준섭, 안준섭 작가,Ahn Junseop,Artist Ahn Junseop,painter Ahn Junseop) ‘구르는 돌’이 지정하고자 하는 실체가 아닐까 추측해 본다. 격렬하나 침잠된 생의 의지, 불확실성에 담긴 경계의 세계 에 선 그와 우리야말로 그 구르는 돌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홍경한│미술평론가

각주(脚註)

10) (이 평론을 작성하면서 그의 역대 작품들을 번갈아 들여다보며 든 생각인데)그의 작품 에선 예술가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 붙잡아야할 삶의 지속이란 실제적 삶에서 어떤 가능성 들의 분절과 집합을 의미한다. 타인과의 관계에 의해 직조되는 실존의 세계와 맞닿는 측면 도 목도 할 수 있다.

11) 가령, 삶과 그 삶에 관한 시선, 정체성에 대한 질문은 작품에 드리운 공간성과 더불어 공 소(空所)의 미(美)라는 원리, 시간성을 동반한다. 전체적으론 자아와 존재의식, 실존에 관한 의문, 자연의 일부로서의 삶에 관한 깊은 성찰이 배어 있지만 동시에 각각의 요소마다 고유 의 시간성을 함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시적 파편성을 띤다. 이는 공간, 즉 분할된 화면에서 드러나는 실제의 공간과 기호의 공간으로 구분되고, 실제의 공간과 기호의 공간은 모두 안 준섭 자신으로 귀납되는 공통점이 있다.

권동철 미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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