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희생과 전후 성과 강조

역대 총리들은 “깊은 반성”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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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올해 패전일 전몰자 추도식에서도 일본의 가해 책임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15일 도쿄 지요다구 부도칸(무도관)에서 열린 ‘전국 전몰자 추도식’에서 “이전의 대전(2차 세계대전)에서 300여만명의 동포가 목숨을 잃었다. 조국의 장래를 염려하여 전진에서 산산이 흩어진 분들(전선에서 사망한 분들). 종전(패전) 후 먼 타향 땅에 있다가 돌아가신 분들.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에서의 원자폭탄 투하, 도쿄를 비롯하여 각 도시에서의 폭격, 오키나와에서의 지상전 등에서 무참히 희생되신 분들. 지금 모든 분의 영혼 앞에서 모두 편안하시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고 말했다.

이어서 “지금 우리가 향수하고 있는 평화와 번영은 전몰자 여러분의 존귀한 희생 위에서 쌓아온 것임을 우리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주변국 침략과 한반도 식민지 지배와 같은 가해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일본이 입었던 피해만을 강조했다.

1993년 호소카와 모리히로 이후 일본 총리들은 전몰자 추도식에서 “깊은 반성”과 “애도의 뜻” 등의 표현을 사용했지만,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재집권 이후 7년째 한 번도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 2차 집권 직전이었던 2012년 8월 15일 전몰자 추도식 때 노다 요시히코 당시 총리는 “이전의 대전에서 여러 나라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의 사람들에 대해서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끼쳤다. 깊이 반성하고 희생된 분들과 그 유족들에 삼가 애도의 뜻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2차 대전 후 일본의 성과도 강조했다, “우리나라(일본)는 전후 일관되게 평화를 중시하는 국가의 길을 오로지 걸어왔다. 역사의 교훈을 깊이 가슴에 새겨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힘을 다해왔다”며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 이 맹세는 쇼와(히로히토 일왕의 연호) 헤이세이(아키히토 일왕의 연호), 레이와(나루히토 일왕의 연호) 시대에도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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