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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 (수)

한일 시민단체 “한뜻으로 아베 규탄…끝까지 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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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주년 광복절 한·일 시민단체 “강제동원 사죄” 촉구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 이춘식 할아버지도 대회 참석

“일본한테 사죄 듣는 게 소원…한뜻으로 아베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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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가면 돈 많이 벌 수 있다고 말해서 당연히 그러겠거니 생각하고 갔습니다. 그런데 일만 새빠지게 하고 고생을 했습니다. 화장실가서 좀만 늦게 와도 발로 차고 때리고 밥을 세 숟가락 먹으면 없어요.”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90) 할머니)

광복 74주년인 15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는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대일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강제동원 공동행동) 주최로 ‘광복 74주년, 일제 강제동원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대회’가 열렸다. 이날 대회에는 일본에서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과거 청산을 위한 공동행동’도 참여해 한·일 시민단체가 함께 일본 정부에 ‘강제동원 사죄하라’고 외쳤다.

아침부터 내리던 빗줄기가 점점 굵어지는데도 강제동원 피해자의 유가족과 시민 2천여명(주최쪽 추산)은 우비를 입고 서울광장에 모였다.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90) 할머니와 이춘식(95) 할아버지도 참석해 피해자 발언에 나섰다. 전라도 광주에서 새벽부터 올라온 이 할아버지는 “할 말이 많지만 목이 메어서 여기서 말을 다 못 드리겠다”며 “대단히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함께 무대에 오른 양 할머니는 “(일본에 강제동원돼 일하는 동안) 눈이 오면 여름까지 녹지 않는 제일 추운 곳에 가서 일을 했다. 해방이 됐는데도 해방이 뭔지도 몰랐다”며 “강제동원으로 고생했다는 걸 세계가 알고 있다. 일본으로부터 사과를 듣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 할머니는 “이제는 (일본보다) 우리가 강한 나라다. 한 목소리, 한뜻으로 아베를 규탄합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시민들은 “할머님, 할아버님 건강하세요”라고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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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양국 시민들은 일본 정부가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에서 조선학교 무상화 배제 반대 운동을 하고 있다는 사노 미치오(64)는 “일본 정부가 지금의 태도를 바꿔서 강제동원 문제를 해결하고 올바른 일본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영등포여자고등학교 3학년 하은옥(18) 양은 “1학년 역사 시간에 강제동원 역사에 대해 배우게 됐다”며 “일본은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대법원의 판결을 이행하는 것을 넘어서 강제동원 피해자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진정으로 사과해야 된다”고 말했다.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은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피해 회복을 요구하는 것은 일본으로 하여금 역사를 바로 잡게 하려는 첫 관문”이라며 “우리 모두 제2의 독립군으로 아베의 야욕을 좌절시키도록 전진하자”고 말했다. 이날 북한 민족화해협의회도 연대사를 보내 “일본의 후안무치한 망동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천년숙적 일제의 특대형국가범죄를 반드시 결산하고 천백배의 대가를 받아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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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가량 이어진 대회가 끝난 뒤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가족 등 시민 2천여명은 서울광장에서 주한일본대사관까지 행진했다. 45분여간 행진이 진행되는 사이 빗줄기가 거세졌지만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행진과 외침은 멈추지 않았다. 시민들은 ‘강제동원 사죄하라’ ‘아베는 사죄하고 배상하라’는 구호가 적힌 만장 100여개를 들고 ‘강제동원 사죄배상가’를 함께 불렀다. 우비 차림에 휠체어를 타고 행진에 함께 나선 양 할머니와 이 할아버지는 “일본 정부는 사죄하라” “평화가 이긴다” 등 구호를 외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오후 1시께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에 도착한 행진 대열은 일본 대사관에 서명서를 전달하려고 했으나 공휴일이라 직원이 없다는 이유로 전달을 하지 못했다. 강제동원 공동행동은 지난 7월부터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에 따른 피고 기업의 배상을 촉구’하는 내용의 서명을 세계 각국의 시민 1만6천여명으로부터 받았다. 강제동원 공동행동 관계자는 “우편을 통해 서명서를 일본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연서·김혜윤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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