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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한·일 외교수장 베이징 회동…갈등 격화 VS 봉합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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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외교장관회의 20~22일 베이징 개최 지소미아·백색국가 시한 전 마지막 대화 장 RCEP·FTA 시급한 중국, 중재자 역할 나설까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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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양국의 외교 수장이 베이징에서 만나 갈등 완화를 위한 접점을 모색한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시한과 일본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시행이 임박한 시점이라 향후 양국 관계의 향방을 가늠할 최대 분수령이다.

역내 안정을 바라는 중국이 중재자로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역할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20일부터 사흘간 중국 베이징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참여하는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가 개최된다. 지난 2016년 8월 이후 3년 만이다.

이날 한·중 회담을 시작으로 3국 외교장관이 참석하는 환영 만찬, 21일 한·중·일 회담과 한·일 개별 회담, 22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등 지도부 접견 등의 일정이 숨가쁘게 진행된다.

중국 외교부는 "연말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한·일 갈등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린 상황이라 21일 열릴 양국 외교 수장 간 회담이 사실상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시기가 공교롭다. 한국은 오는 24일까지 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지소미아 폐기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맞설 한국의 대응 카드로 거론돼 왔다.

28일에는 일본의 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조치가 실제로 시행된다.

이번 베이징 회담은 갈등 격화로 이어질 조치가 이뤄지기 전 마지막으로 외교적 해법을 모색할 수 있는 자리인 셈이다.

반면 어느 한 쪽도 쉽게 물러서기 어려운 만큼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강경화 장관은 한·일 회담 전망에 대해 "수출 규제 문제 등에 대한 우리 입장을 적극 개진할 준비를 하고 간다"며 "상황이 굉장이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멍석을 깔아준 중국이 어떤 역할을 수행할지가 관심사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전날 "보호무역주의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이 한·일 갈등의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활로를 찾으려 한다.

황다후이(黃大慧)인민대 교수는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한·일 간 긴장 고조는 (한·중·일) 3자 협력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며 "이번 외교장관 회의는 한국과 일본에 품위를 지키면서 물러설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이달 초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싱가포르 장관이 일본의 경제 보복을 비판하자 왕이 국무위원이 호응하기도 했다"며 "상황을 좀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의 의도와 별개로 한·일 갈등 봉합을 위한 중재자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미국에 맞서 자유무역 수호를 외치는 중국은 기본적으로 일본의 경제 보복에 반대해야 하지만 최근 중·일 관계 개선에 주력하고 있는 게 걸림돌"이라며 "어느 한 편의 손을 들어주기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재호 특파원 qingqi@ajunews.com

이재호 qingq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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