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군사협정 연장 여부 결정된 바 없다...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할 것"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21일 한일 수출규제 갈등과 관련, 오는 10월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이 "(양국 대화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이와 관련해 다음달 중 있을 일본 정부의 개각 등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21일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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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실장은 이날 오전 방송기자클럽 토론에서 한일 갈등과 관련, "(수출규제를 주고받는 것은) 한일 양국에서 매우 부담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실장은 일본이 1000여개의 수출규제 품목을 놓고 그 가운데 일부 품목에 대해서 수출 허가를 간헐적으로 하는 상황과 관련, "물에 비유하면 물이 어는 결빙점과 물이 끓는 비등점이 있을텐데 (관계가 얼어붙거나 과열되는) 양쪽 모두 한일 양국에서 부담되는 상황일 것"이라고 했다. 또 "현재 상황이 언제 어떤 수준으로 안정화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양국간에) 전략적 모호성이 유지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일본의 속내와 관련, "일본의 태도를 보면 징용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와 일본 경제산업성이 하는 전략물자 수출통제 제도를 분리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일본은 수출 통제는 WTO(세계무역기구) 규범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상식적으로 두 가지 문제는 연결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했다.
또 "일본이 노리는 것은 특정한 품목의 수출 제한 조치를 통한 한국의 직접적 피해가 아닐 것"이라며 "(1000개 이상의 수출규제 품목으로) 일본이 (우리 경제의) '수도꼭지'를 쥐고 있다는 불확실성을 줌으로써 간접 우려를 노리는 것이 아베 정부의 속뜻이 아닌가 판단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이번 피해를 너무 불안해하거나 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한국 정부가 (수출규제) 현장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공급선을 안정화시키면서 궁극적으로 대외 의존도를 낮추는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오는 10월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이 대화의 계기가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다만 그걸 위해서는 (양국이) 사전에 충분한 대화와 양해가 이뤄져야 할텐데 9월 중에 예상되는 일본 정부의 개각이나 집권 여당의 직제 개편 등이 이뤄지면 대화의 기회가 이뤄질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10월 일왕 즉위식 참여 여부와 (정부 인사 가운데) 어느 수준에서 참여할건가 등이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때까지는 안개속에서 양국간 전략적 모색이 이뤄지는 과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 실장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 여부와 관련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정부로서는 고민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미일을 중심으로 하는 동북아 안보협력에 매우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한국을 신뢰할 수 없다는 나라와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가 맞는지는 마지막까지 고민하고 신중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한일 갈등에 대한 미국 측 입장과 관련해선 "우리가 미국에 중재를 요청했다는 표현은 외교 안보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다"며 "한미일 삼국간에는 지금도 긴밀한 대화의 채널이 열려있다"고 했다.
[박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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