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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KT 특혜 채용 의혹

서유열 전 KT 사장 “이석채 회장이 김성태 딸 부정채용 직접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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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열 전 케이티 홈고객부문 사장 27일 법정서 증언

“김 의원이 직접 ‘흰 봉투’를 건네며 딸 채용 청탁”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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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열 전 케이티(KT) 홈고객부문 사장이 이석채 전 케이티 회장으로부터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의 부정채용을 직접 지시받았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신혁재)는 27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 서 전 사장, 김상효 전 인재경영실장(전무), 김아무개 전 상무에 대한 6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들은 2012년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김 의원 딸을 포함해 12명의 부정채용을 지시하거나 주도·실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증인으로 나선 서 전 사장은 “2012년 10월께 이 전 회장이 김 의원 딸이 케이티스포츠단 임시직으로 일하고 있냐고 물은 뒤 ‘김 의원이 케이티를 위해서 열심히 돕고 있으니 딸이 정규직으로 근무할 수 있게 해보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서 전 사장은 이러한 지시가 김 의원이 이 전 회장의 국감 증인 채택을 무산시킨 대가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서 전 사장은 ‘당시 이 전 회장이 왜 김 의원 딸 부정채용을 지시했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했나’라고 묻는 검사의 질문에 “당시 국감 관련해서 노동 관련 이슈, 증인 채택 문제와 관련해서 (김 의원 딸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주라고 (지시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서 전 사장은 “김 의원 딸의 최종 합격 결과를 이 전 회장에게 보고하자 ‘수고했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덧붙였다.

서 전 사장은 이 전 회장 몰래 서 전 사장이 독단적으로 부정채용을 진행했다는 이 전 회장 쪽의 주장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서 전 사장은 “인재경영실에 (김 의원 딸 부정채용을) 전달할 때도 분명히 ‘회장님 지시사항’이라고 말했다”며 “나한테는 굳이 김 의원 딸을 부정 채용할 동기도 없었다”고 말했다. 잘못된 지시인 줄 알면서도 이 전 회장의 지시를 따른 이유에 대해서는 “회장님이 지시하는 것은 회장님 개인이라기보다는 회사 전체의 경영적 판단에 의해서 결정하신 거로 봤다”고 진술했다.

앞서 지난달 김 의원을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검찰은 김 의원이 딸을 케이티 정규직으로 만들기 위해 이 전 회장의 뒤를 봐주는 한편 압박도 했다고 봤다. 김 의원은 2012년 10월8일 국회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본 위원의 딸도 지금 1년6개월째 사실상 파견직 노동자로 비정규직으로 근무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검찰은 김 의원이 딸의 구체적인 근무 기간과 근무형태를 언급한 이 발언을 통해 당시 증인 채택 압박을 받던 이 전 회장에게 부담을 줬다고 판단했다. 당시 케이티스포츠단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던 김 의원의 딸은 입사지원서조차 내지 않았음에도 서류전형 합격자로 조작됐다. 또 적성 검사를 누락한 채 온라인 인성검사만 받고 거기서도 불합격 대상이었으나 1차 실무면접과 2차 임원면접을 통해 2012년 하반기 공채에 최종합격해 케이티 정규직 직원이 됐다.

한편, 이날 서 전 사장은 김 의원 딸이 2011년 계약직으로 채용될 당시 김 의원이 직접 ‘흰 봉투’를 건네며 채용을 청탁했다는 증언도 했다. 서 전 사장은 “2011년 3월께 김 의원실을 방문했다가 나오는데 김 의원이 흰 봉투를 주면서 ‘우리 딸이 체육스포츠학과를 졸업했다. 경험 삼아 일하게 해달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이걸 받아와야 하나 고민을 했지만 이후 권아무개 당시 경영지원실장을 불러 흰 봉투를 건네고 채용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 딸이 계약직으로 채용된 뒤 김 의원과 이 전 회장이 저녁 식사를 같이 했고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이 ‘딸을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서 전 사장은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지만 김 의원이 내게 전화를 걸어 이 전 회장과 저녁 식사를 한번 하고 싶다고 해서 2011년 서울 여의도 한 일식집에서 김 의원과 이 전 회장, 나 이렇게 세 명이 만난 적이 있다”며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이 ‘딸이 계약직으로 있는데 잘 부탁한다’는 차원으로 이야기했고 이 전 회장이 내게 ‘(김 의원 딸을) 잘 챙겨보라’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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